캄보디아에는 뭐가 있는데요? 5화
2020년 9월 22일, ‘Mekong Institute’의 초청으로 Cambodia Food Safety Forum에 참석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소기업의 현황과 전략’에 대해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Mekong Institute는 메콩강 주변 6개국 (캄보디아, 중국,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의 국제 협력 기구로서 동 지역의 개발과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해당 포럼에는 캄보디아 상무부 (Ministry of Commerce)와 산업통상부 (Minsity of Industry,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의 차관보급 이상이 발표를 했고, 라오스와 태국의 고위 공무원과 캄보디아의 주요 식품 기업들 및 중소기업연합회 회장 (Federation of associations of small and Medium Enterprises)도 참석하여 활발한 논의를 거쳤습니다. 이번 글은 캄보디아의 중소기업 현황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 캄보디아 중소기업 현황
우선 중소기업의 분류 기준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각 나라마다 기업 분류 기준에 대한 차이가 큽니다만, 캄보디아는 아래와 같은 기업규모에 대한 분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총 513,759의 중소기업이 등록되어 있는데, 재미있게도 이 중 501,994개(97.71%)가 영세 소상공인이라고 하는데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까지 합치면 이 비율은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한편 소기업은 10,172개(1.98%), 중기업은 822개(0.16%), 대기업 770개 (0.15%)가 등록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캄보디아의 주요 기업 정책이 소상공인 위주로 갈 수밖에 없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매출액 또는 자산 규모에 따른 기업 분류 기준으로 분류를 다시 하면 아마 이 숫자는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현지 기업들이 토지 등 부동산을 자산으로 편입하게 된다면 말이죠.
# 캄보디아 중소기업의 어려운 점
캄보디아 중소기업들이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어려운 사유로 뽑혔을까요? 캄보디아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페이스북이 최근 캄보디아를 포함한 30여 개 국의 중소기업 업주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시대의 중소기업 현황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45%가 ‘수요 부족’, 40%가 ‘운용 자금 부족’을 꼽았습니다.
실제로 캄보디아 중소기업연합회 회장도 중소기업들이 제일 많이 하소연을 하는 것이 기업 운영에 필요한 돈을 융통할 채널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이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동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 생산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근 경쟁국인 베트남, 태국산에 비해서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저의 발표에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본인들의 사례를 더해가며 동감을 표시해 주었습니다.
# 캄보디아 중소기업을 위한 한 걸음 – 중소기업은행
최근 저희 회사가 한 은행과의 운용 자금 대출 과정에서 겪은 애로점도 포럼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제출했던 서류도 한 뭉치였던 데다가, 오직 토지 담보 외에는 자금을 융통하기가 어렵고 8.6%라는 고금리를 책정받았습니다. 캄보디아의 높은 예대마진 상황에서 고금리 대출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가나 기업인 입장에서는 영업 이익 측면에서 고금리가 상당히 부담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름 우량한 저희 기업도 이런 상황인데 캄보디아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얼마나 더할까요?
다행히 2020년 4월부터, 캄보디아 정부에서 중소기업은행이 발족되어 5%의 이율로 운용자금은 20만 불, 투자 자금은 30만 불을 4년까지 빌려주는 제도가 설립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7% 이율로 대출을 해주었는데 최근에 5%로 낮추었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연합회 회장의 부연 설명에 따르면 이미 288개의 회사를 대상으로 대출 승인이 떨어져 31백만 불의 대출이 집행되었다고 합니다. 저희 같은 외국 기업도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캄보디아 내 등록 기업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캄보디아에 계시는 한국인 중소기업주분들, 중소기업은행의 문을 한번 두들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