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는 뭐가 있는데요? 4화
최근 기업인들 간에 모임을 가지다 보면 하나같이 공통적인 이슈로 활발한 이야기를 합니다. 바로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급변화의 과정 중에서 캄보디아는 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말이죠. 실제로 코로나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이제는 예의가 되었고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생활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기침을 하는 것조차도 이제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기업인들 간의 모임에서 이러한 저러한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서로 나누다 보면 어느 정도 세상 돌아가는 모양이 머릿속에서 그려지게 됩니다. 이번 글은 관광업에 대한 전망을 해보고자 합니다.
# 어려운 외국인 대상 관광 관련 업종
‘씨엠립은 몇 년간은 계속 어려울 것 같아요’
씨엠립에서 관광 가이드로 활동하는 지인분의 깊은 한숨이 섞인 토로입니다. 캄보디아 관광부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530만 명이 캄보디아를 방문했는데 그중 220만 명이 앙코르와트를 방문했고 입장객 수익만 9,900만 불을 기록했다고 할 정도로 관광으로 먹고사는 도시가 바로 씨엠립이었습니다. 참고로 캄보디아의 작년 국세 수입은 16억 8천만 달러이니 앙코르 와트 티켓 판매 수익으로만 국세 수입의 약 5.9%나 차지하는군요.
실제로 관광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불리면서 제조업보다 고용효과가 두 배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한 국가나 도시에 유명한 유적지가 있다고 친다면 그 유적지로 인하여 유발되는 산업은 소매업, 숙박업, 음식점업, 농업, 운수업, 수공업, 예술업, 스포츠업, 여가 업, 여행 가이드 업, 유흥업, 건설업, 도시 정비업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고용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앙코르 와트로 인하여 유발되는 한 해 경제적 가치는 입장객 수익인 9,900만 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100배, 1000배를 상회할지도 모릅니다. 세계 7대 문화유산을 잘 만들어주신 선조들 때문에 나라의 경제를 받치게 되었으니 캄보디아 사람들이 긍지를 가지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코로나는 이러한 이점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 앞이 보이지 않는 항공업
코로나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한 나라가 통제를 잘하더라도 이웃 국가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할 경우는 여지없이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코로나는 글로벌 시대에서 전 세계가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국 내에 의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하고 국내 통제 시스템이 원활하지 못한 나라들은 국경을 모두 걸어 잠글 수밖에 없습니다. 자국민도 통제를 못하는 데 외국인들까지 받을 여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거의 모든 국가들의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자국 내 의료 인프라가 충분치 못함에도 불구하고, 물자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나라, 즉 자급이 불가한 국가이고 외국인 관광과 해외 투자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보니 국경 길을 계속 열어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창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병할 때도 총리는 중국과의 하늘 길을 막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코로나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업의 줄 도산을 불러일으켰고 항공업이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도 매우 어둡습니다. ‘Airlines for America’라는 기관에 따르면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당시 위축된 항공업이 정상화되기까지 여객 수요는 7년, 화물 수요는 9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본다면 캄보디아로 여행객을 실어 날라야 할 항공 편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해외여행 수요가 없으니 항공편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 다소 낙관적인 국내 관광업
최근 캄보디아 정부 최고 지도자 층을 만난 자리에서 자국민들이 해외를 나가지 못하고 계속 갇혀 있고, 정서적으로 답답해하다 보니 5월부터 국내 관광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고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임시 공휴일 5일 동안에만 약 140만 명이 국내 주요 관광지를 방문했고 이 기간 동안 모범적인 관리로 유엔 세계 관광기구로부터 국내 관광의 재활의 성공을 인정하는 서신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몬돌끼리 등 새롭게 떠오르는 국내 관광지의 방문객이 크게 늘어났고, 주말에는 지방 호텔에 방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합니다. 캠핑족, 낚시족, 자전거, 바이크 여행족들도 많이 늘어나서 국내 경기가 일시적으로 좋아졌는데, 아직 지방 관광지들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소비를 유발할 수 있는 식당, 놀이 프로그램 등이 씨엠립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하다고 많이 아쉬워하였습니다. 실제로 저 같은 경우는 캄보디아 전역을 한 번씩 돌아본 셈인데 매번 아쉬웠던 점은, 깨끗한 휴게소, 깨끗한 식당만 몇 개만 있었더라도 몇 번은 그 관광지를 더 가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그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주변에 하이킹 코스, 짚 라인, 산악오토바이 등등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물고 더 소비를 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매번 복고산을 갈 때마다 항상 상상을 해봅니다. 캄폿에 위치한 복고산에는 누가 제일 먼저 케이블카 사업을 따낼까? 현재 복고산 정상을 올라가는 길은 캄폿을 통한 입구로만 올라가야 하는데, 누가 그 반대편 방향인 캄퐁스프 주에서도 올라갈 수 있는 루트를 개발할까?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