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와세다에서 성적 전체 5위로 졸업하기
2018년 4월 나는 일본 와세다 대학에 입학해
뭘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해맑은 새내기였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벌써 졸업을 하게 되었다
입학식 땐 엄마와 언니가 와서 축하해 줬지만
졸업식은 코로나 때문에 가족 아무도 오지 못하고
나 혼자 참석
조금은 쓸쓸한 졸업식이었다
그렇지만 날은 정말 좋아서 다행이었다
일본에선 졸업식 날 여자는 ‘후리소데’라는 기모노를 입고 남자는 그냥 정장을 입는다
나는 한국인이라 한복을 입을까 고민했는데
입국하고 바로 졸업식 참석이라 빌리 질 못했다
워낙 후리소데가 화려해서 나도 나름 화려하게 해서 갔는데도 별로 눈에 안 띄는 느낌이었다
석사 졸업식 땐 한복 입으리라..!!
우리 학부는 특히나 사람이 많은데 그중
교수님이 몰래 알려주셨는데 아마 외국인으로는
탑이라고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고 나오는데 눈물이 왈칵 나오는 거다
왜..? 도대체 왜? 우는 나 자신이 좀 당황스러웠다
대학 생활 4년을 돌이켜 보면 참 후회 없이 열심히 보낸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고 교외 활동도 꼬박꼬박 했고
방학 땐 여행도 갔고 일본인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내가 유학을 오면서 목표로 했던 것들은 다 이뤘다
특히 학점에 관해서는 외국인으로서 일본인과 경쟁하려면 일본인의 3-4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4년간 단 한 번도 수업을 빠진 적이 없었고 과제 제출을 까먹은 적도 숙제를 못해온 적도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독하다라고 생각이 드는데
정말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그렇게 열심히 산 덕에
장학금도 4년간 받으면서 다녔다
아마 내가 운 이유는 후회 없이 노력한 4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나면서 울컥한 것 같다
이번 졸업식 땐 유학생 친구들도 거의 못 만났고 일본인 친구들은 다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나는 혼자 집에 갔다
배도 고프고 집에 가서 밥 먹자 하는데 순간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 마트에 들려 맥주를 샀다
비록 논 알코올 맥주지만 나름 기분 좋았다
아무튼 이렇게 나의 대학 4년이 끝이 났다
3, 4학년은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못 다닌 것 같지만 1, 2학년 때 열심히 활동하고 해서 후회는 없다
이제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생이 되었다
진로도 많이 고민했지만 지금 이렇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서는 미련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힘들긴 하지만 많이 배우고 있고 대학원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 2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도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
혹시 궁금한 점이나 물어볼 게 있으면 언제든 댓글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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