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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Mar 19. 2024

졸업식, 러시아ㆍ중국 판권 수출, 그리고 인세 기부

아버지의 선물..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지난 2년은 유난히 바쁘게, 그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시기였습니다. 대학원도 다니고 권의 책도 출간했는데, 체력적으로는 무척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가슴 충만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10년 전에 동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저랑 연애하던 해에 입학해 결혼하고 딸 50일쯤 되던 시기에 졸업을 했는데, 어느새 그 딸이 커서 올해 4학년이 되었습니다.

< 무사히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딸 참 많이 컸구나!^^ >

졸업식엔 어머님과 친정 오빠가 축하해 주러 왔습니다. 사실 장례를 마치고 고향집에 갔을 때 오빠가 졸업식이 언제냐고 물었는데, 집안 대표로 가겠다는 말에 코끝이 찡했던 기억이 납니다. 장례 치르고 바로 며칠 후가 졸업식이라 아버지의 빈자리가 커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듯합니다.


제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빠입니다.(세 명의 언니와 한 명의오빠를 둔 전 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미혼 시절 제 이상형이기도 했고, 제 오빠지만 존경스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여러모로 절 아끼고 챙겨주는 오빠라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날 점심도 오빠가 사줬습니다. 원래는 청담동에 좋은 곳을 알아 데려가려 했다는 오빠. 비록 남편이 일이 많아 식사하고 바로 일하러 가야 해서 그곳에 가진 못했지만 오빠의 그 마음만으로도 전 최고의 한 끼를 먹은 듯했습니다.

< 오빠, 잘 먹었어! 고마워~♡ >


그날 집으로 돌아와 학위기를 보는데 순간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아버지가 봤으면 좋아하셨을 텐데.. 그래서 아버지 사진을 꺼내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떨어져 하루종일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제게 "배고프다, 밥 먹어라." 낮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씀하셨던 아버지셨습니다.

< 아버지, 막내 졸업했어요~! >


지난 1월 아버지 보러 갔을 때 간병해 주시던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5남매 공부시키고 아들 대학원까지 보낸 것이 아버지에겐 가장 큰 자산이라 말씀하셨다고. 평생 가족들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막내딸 졸업하는 거 지켜보고 계셨죠?
아버지만큼은 자신 없지만 저도 잘 살게요~!
사랑해요~♡


< 학창 시절 이렇게 공부했어야 했는데~^^ >




지난 2월 27일 반갑고 감사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2년 전 출간된  <내일 엄마가 죽는다면>이 러시아와 중국에 동시에 판권 수출이 된다고 합니다. 베트남과 대만 수출 이후 2년 만의 소식이었습니다.


사실 이 소식을 듣고 많이 울었습니다. 아버지를 보낸 뒤 얼마 되지 않아 슬픔에 잠겨 있는 저를 위해 우리 막내 이제 힘내라고 아버지가 선물을 보내셨구나.. 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아버지의 선물, 러시아&중국 판권 수출 >


그리고 얼마 후 또 다른 선물을 받았습니다. 대만판이 4월에 출간 예정이라고. 2년 전 4월 말, 따뜻한 봄날 출간했는데 공교롭게 대만판도 비슷한 시기에 출간이 될 듯합니다.


작년 베트남판을 받아본 후 1년 만에 대만판을 받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특히 대만판 추천사가 인상 깊었는데, 모쪼록 대만에서도 많은 독자들의 손과 마음에 닿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 대만에서도 많은 독자의 마음과 손에 닿기를.. >


< 인세는 좋은 일에 잘 사용하겠습니다 >




2월의 마지막 날, 딸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날은 바로 기부금 기탁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사실 원래는 2월 초에 기부금을 내고 2월 중순에 기탁식 일정을 잡았는데 아버지가 그날 돌아가셔서 아이 개학 전에 같이 가려고 다시 일정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기부금은 인세 일부(100만 원)와 제가 운영하는 독서모임 회비 정산 후 남은 금액(20만 원), 그리고 졸업 프로젝트 과제 우수상 상품으로 받은 도서상품권 일부입니다.


아버지가 위중하셔서 아이 방학 내내 주말마다 고향에 내려가고, 장례 치르고 엄마 곁에서 며칠 있다가 오느라 어머님이 딸을 봐주셔서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나마 방학 끝나기 전에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기탁식 이후 시청 관계부서에서 기사 보도링크를 전달받았습니다.

< 세심한 배려에 감사합니다 >

그런데 기사 스크랩을 하려고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두어 군데에 실린 줄 알았는데 서른 군데씩이나. 돈의 액수보다는 지난해에 이어 아이와 함께 찾아간 마음을 크게 봐주셨던 듯합니다.


대만판 출간 예정 소식이 있던 날에 알게 되었는데 그 또한 아버지가 주신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돈의 액수가 아닌 마음을 크게 봐 주셨나 봅니다 >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찾아오는 법이라고. 아버지를 보낸 아픔 이후 찾아온 선물같은 소식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아버지,
선물 잘 받았어요.
고맙고 사랑해요~!


written by 초원의 빛

illustrated by 순종

그림 속 사귐 - Daum 카페 :  '그림 속 사귐'에서 순종님의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전람회의 '졸업'

https://youtu.be/ZPj42fTW8Js?si=9bSnnqp1KiD3CZaP


푸디토리움의 'If I could meet again'

https://youtu.be/_pA5YZUYrF0?si=Fs24DOK0KKCymB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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