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날, 가족들과 집 근처 공원에 갔습니다.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데 달콤한 향이 코끝에 닿았습니다. 아카시아였습니다.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온다 싶더니 개화시기가 빨라졌나 봅니다.
< 아카시아의 계절 >
5월의 아카시아를 좋아합니다. 추억이 깃든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법이지요. 과수원집 막내딸이라 그런지 동요 과수원길을 참 좋아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마치 제가 그 풍경 속 주인공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임신했을 때도 태교로 매일 이 노래를 불러주곤 했습니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어린 시절 학교 마치고 부모님이 보고 싶으면 과수원으로 갔습니다. 그 길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하얀 아카시아. 저기 멀리서 일하시는 부모님이 보이면 반가운 마음에 쪼르르 달려갔습니다. 어린 막내딸을 발견하고 환하게 웃으셨던 햇볕에 검게 그을린 아버지.
성화~ 왔나~!
아카시아 사이로 보이는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 순간 아버지 생각에 울컥했지만, 이렇게 항상 제 곁에 함께하시니 참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에 이내 가슴이 평안해졌습니다.
봄에는 꽃이 되어 오실 거란 생각을 했는데, 지난달 벚꽃이 되어 오셨던 아버지는 5월엔 이렇게 아카시아가 되어 제 곁에 오셨습니다.
아버지~! 어버이날 우리 5남매 모였을 때 아버지도 다녀 가셨죠? 엄마 많이 외롭지 않게 우리가 잘 챙길게요. 아버지도 잘 지켜봐 주세요~♡
어버이날을 맞아 5남매가 모여 엄마를 모시고 안동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좋은 곳에서 식사도 하고, 월영교에서 산책을 마친 후 카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안동 예미정에서... >
어버이날을 맞아 시댁 가족들이 모두 모여 미리 식사를 하긴 했지만 뭔가 조금 아쉬워서 시부모님을 따로 우리집에 초대했습니다.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흐뭇했습니다.
< 시부모님과 강동반상에서... >
< 남한산성 나들이 >
<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 >
딸이 준비한 선물에 저도 어버이임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 딸, 고마워~♡ >
산음자연휴양림에서 처음 본 쪽동백나무. 휴양림에 도착하자 꽃내음이 가득해 아카시아인 줄 알았는데 향이 사뭇 달라 그 정체가 궁금했는데 여기저기 쪽동백나무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낙화도 예쁜 쪽동백나무 덕분에 산책길이 더욱 즐거웠습니다.
< 쪽동백나무의 향기에 취하다 >
물은 또 어찌나 깨끗하고 시원하던지...
<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물소리 >
가슴속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시 가던 길을 멈춰 기도를 했습니다.
< 여봉주르~ 어떤 소원 빌었나요?^^ >
나무 목걸이 공예도 체험했는데 담당하시는 분이 예쁘게 만들었다고 사진 좀 찍어도 되냐 물어 우리 가족 모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야외에서 먹는 음식은 꿀맛이지요? 배불러서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어 라면 대신 비빔면과 김치찌개를 준비했는데, 라면까지 준비했던 모든 음식을 먹었습니다. 소화시키려고 쪽동백나무꽃 향기를 느끼며 거닐었던 한밤중 산책은 덤입니다.
< 먹고, 또 먹고 >
다음날, 에너지 넘치는 딸을 위해 남편이 급히 검색해서 찾은 놀이공원. 놀이공원에서는 유일하게 회전목마만 좋아하는 저와는 달리 어린 시절부터 혼자 바이킹을 타던 딸은 신이 났습니다.
< 난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데.. >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찾은 맛집. 분위기도 맛도 서비스도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남편이 다음에 또 식사만 하러 오기엔 먼가요?라고 물어보고, 집 근처에 비슷한 곳이 있는지 혼자 찾아본 것을 보면 정말 좋았나 봅니다.
< 우리 가족 모두가 만족한 식사, 가평 델씨엘로에서... >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는 시간.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요. 저는 아직까지 그 이상의 행복을 잘 알지 못합니다. 내일 또 행복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친정 가족들이 입 호강, 눈 호강하러 서울로 총출동합니다. (랍스터 뷔페가 있다는 바이킹스워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