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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필 여행을 떠났다 Mar 20. 2021

인레호수에서 보낸 하루

물 위에서 보낸 하룻밤

수많은 희망과 소원이 투영된 듯

하늘을 모두 담은 인레호수


내려앉은 구름 사이를 

한발로는 가득 힘을 주고 

나머지 한발로 긴 노를 휘저으며 

22km 길게 뻗은 호수를 종일 오간다.


투망 가득 퍼떡이는 등 푸른 하늘을 

끌어 올리며 

코발트 빛에 물들어가는 저녁 노을까지

삶의 궤적이 길게 그칠 줄을 모르지만


아름다운 싼스테이트산 따라

달리는 보트 뒤로 흩날리는 물보라 따라

삶의 노곤함도 사라진다.







11월의 미얀마는 여전히 더웠다. 양곤과 바간에서 흘린 땀 덕분에 피부가 뽀송뽀송. 그러나 헤호에 내린 순간 습하지 않고 시원한 바람에 청량감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떠올려졌다. 물 맑은 인레호수 따라 부서지는 다이아몬드 같은 물보라를 흠뻑 뒤집어 썼어도 행복했다. 같은 강 위에서 살지만 이렇게 소유하는 행복이 다른 캄보디아의 톤레삽 호수를 떠올리니 물보라가 눈물이 되었다.

미얀마Myanmar 헤호He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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