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당신과 내가 연인이 될 거란 상상을 하곤 했어.
밝은 갈색의 눈동자는 분명 나를 보고 있었거든.
좀처럼 속 이야기를 하지 않던 당신이 꺼낸 문장들은
나에게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어.
먼 길을 돌아 집으로 오는 길.어둑한 노을, 피곤한 몸뚱이도
그리 문제되지는 않았어. 앞으로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
의문스러운 밤들이 지나고, 너에게 새 연인이 생겼더라고.
그냥 잠깐 허탈했어. 정말로.
다만 내 몹쓸 상상력이, 텅빈 확신이 미웠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