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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Agent Jan 09. 2021

교수가 선수 에이전트를 한다고?
진짜 교수 맞아?

나는 왜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었는가?

#스포츠에이전시

#스포츠에이전트

#좋은스포츠


  

"교수가 선수 에이전트를 한다고? 진짜 교수 맞아?"

: 나는 왜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었나?




스포츠 에이전트가 제 꿈입니다.


요즘 스포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최애 진로는 무엇일까? 바로 스포츠 에이전트이다. 압도적이다. 30명의 신입생에게 물어보면 어림 잡아 절반 이상이 에이전트를 하고 싶어 한다. 상담을 하고 있으면 너도 나도 스포츠 에이전트가 자기 꿈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에이전트를 모른다. 그리고 경험도 없다. 내가 아무리 논문을 많이 쓰고 책을 많이 본다고 한들, 활자 습득을 통해 익힌 내 알량한 지식은 내게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 할 교수로서 참 난감한 일이었다.


그래서 에이전트들을 만나봤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국내 굴지의 에이전시 대표부터, 우리나라 1세대 선수 에이전트까지 많은 분들을 만나봤다. 수업에 모셔 특강도 부탁해봤다. 그런데 아무리 그분들과 말씀을 나누고 강의를 들어도 소위 ‘감’이 오지 않는다. 특별한 인사이트를 느끼기도 쉽지 않았다. 무언가 있을 것 같은데 그 무언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교수답게 여러 책과 논문도 뒤져보았다. 하지만 일단 관련 책이 많지 않았다. 있다고 해도 에이전트들의 자서전과 같은 책이나 몇몇 단체가 발행하는 에이전트의 업무 지침서 같은 내용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해외의 자료들을 그대로 베낀 것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어떤 책은 내가 작업에 참여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도 있었다. 2014년 국가 직무능력표준(NCS) 개발 스포츠 선수 에이전트 분야의 기준안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 놓은 것이었다. 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해 간접경험이라도 하기 위해 책을 뒤졌는데, 그 내용이 내가 작성에 참여한 내용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러면 그 에이전트 내가 해볼까?

좋은 스포츠 홈페이지의 초기 이미지를 담당했던 나의 영웅들, 좌측부터 이정후, 박민우, 구창모 선수


그래서 나는 에이전트 업을 학문의 영역이 아닌 경험의 영역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크게 학문적인 배경과 지식이 없다 해도, 많은 경험을 쌓으면 누구나 훌륭한 에이전트가 될 수 있는 분야라고 굳게 믿고 말이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가정만 전제된다면 에이전트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정했다. 내가 에이전트가 돼 보기로.


참으로 순수하고 순진한 동기였다. 더 좋은 선생과 더 좋은 교수가 되기 위해서라니!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단 한 번의 월급도 받아본 적이 없을 만큼 돈은 전혀 중요한 동기 요소가 아니었다. 이는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아무튼 내 전공을 살려 스포츠 마케팅과 컨설팅 및 선수 매니지먼트와 대리인 업무를 담당하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설립하게 되었다. ‘좋은 스포츠’가 바로 그 에이전시의 이름이다.



좋은 스포츠의 로고 copyright by 좋은 스포츠


 “교수가 선수 에이전트를 한다고? 진짜 교수 맞아?


그런데 에이전시를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그리고 뒤에서 여럿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본 글의 제목인  “교수가 선수 에이전트를 한다고? 진짜 교수 맞아?” 와 같은 질문이었다. 이는 수도 없이 들었던, 나에게 던져진 질문이자, 의심이었고, 때론 나를 향한 조롱 이기도 했다. 생각해보자. 저 질문 뒤에 생략된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뭐 때문에 하는데?" "교수면 먹고살만할 텐데 무슨 욕심이 있어서 우리 밥그릇까지 뺏으려고 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는 실제로 내가 무수히 들었던 말들 중 하나였다. 


그들에겐 이 이야기들이 한토막 씹을만한 뒷얘기였겠지만, 내게 있어서 이와 같은 말들은 썩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내 진정성을 그들이 알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교수로서 조용히 은퇴했다면 죽을 때까지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였을 게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됐다. 나의 경험을 지식으로 남기기로 말이다. 그냥 이대로 묻기에는 짧은 시간, 너무나 스펙터클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선수 에이전트에 관심 있는 누군가가, 더 바라기는 그토록 에이전트가 되고 싶어 하는 우리 학생들이 정말 솔직하고도 제대로 된 레퍼런스를 찾고자 할 때 조금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경험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앞으로 여러 편의 글을 통해 “나는 왜 스포츠 에이전시를 설립했나? 그리고 왜 이 책을 쓰고 있는가?” 와 같은, 내게는 교수로서의 원칙과 같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드라마와 같았던 나의 좋은 스포츠 창업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스포츠에이전트 #스포츠에이전시 #스포츠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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