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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에필라 Feb 13. 2024

방콕에선 자는 것 대신 여행

방콕 파타야 여행기

방콕과 파타야는 참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여행할 때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좋은지도 모른 채 모든 일정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끝냈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여유도 없고, 노트북을 펼쳐서 일기를 쓸 에너지도 없었던 여행. 

호텔 수영장을 구경할 시간도 없었던 여행. 

집에 갈 때는 마감이 끝난듯한 홀가분한 기분마저 들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저녁까지 내내 돌아다니다가 피곤해서 잤던 거 같아. 정말 정신없었어."

내 말에 남편은 조금 더 고상한 말로 정리했다.

"사색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은 없었지."


하루이틀 갈수록 자꾸만 여행지에서의 순간순간이 생각이 났다.


"꽤 괜찮았어."

"생각해 보니 좋았어."

"바다도 가고 도시도 구경하고 정말 좋았네."

"마사지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알찬 여행이었어."


힘들었던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뀌어 갔다.


여고를 다녔을 때, 보통 같이 노는 무리들끼리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가끔씩 머릿속에 떠오르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 정말 착했어. 한번 만나고 싶다."

끼리끼리 어울렸기 때문에, 깊이 알지 못했던 친구들

한 번씩 생각나지만 같이 놀던 무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락이 유지되지 않았던 아쉬운 인연.

나에게 태국은 그런 그리운 친구 같은 나라로 남았다.

여행할 땐 몰랐는데 여행이 끝난 뒤, 집에서 돌아볼수록 아쉬운 시간들.

그 시간들 하나하나가 다 좋았다.



이번 여행은 아침형 인간에게 더없이 유리한 여행일정이었다. 이 여정에 따라가기 위해선 나도 임시로라도 아침형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새벽 6시 전부터 일어나서 저녁까지 관광하는 일정이었기에 피곤하면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오롯이 즐기지 못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 남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잔뜩 받았다. 



"나 패키지로 안 왔으면, 이번 여행의 반도 채 보지 못했을 거야." 

이번 여행은 아침에 자는 것 그 이상을 얻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일어나듯, 아침에 남편이 발랄하게 나를 깨워줬던 아침은 지금 생각해 보니 꽤나 상큼했다. 숲 속에 있는 텐트에서 자고 나면, 춥고 등이 결려서 제대로 못 잔 것 같으면서도 차가운 산바람에 정신은 개운한 것처럼 매 아침은 피곤한 듯 머리가 또렷했다.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다가 저녁에 피곤해서 곯아떨어졌던 여행, 하루를 꽉꽉 채웠던 태국여행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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