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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민 Oct 25. 2023

아버지와 콩사탕1

해는 넘어가고 엄마는 부엌에서 밥을 하시며 상을 마루에 펴놓고 마당에서 놀고 있는

동생과 나를 부르셨다. 언니는 뭐가 불만인지 방에서 엄마가 불러도 나오지도 않고 있다.

나는 방문을 열고 

"언니야! 엄마가 부른다. 뭐 하는데?"라고 물었다.

"네가 뭔데 그냥 문 닫고 나가라."


걱정스런 마음에 언니에게

"왜? 말해봐라."

그렇게 묻자 언니는 막무가내로

"얼른 나가라. 밥 안 먹는다."라고 하고 나를 흘겨보고는 가만히 누워 있었다.

"엄마! 언니가 밥을 안 먹는다고 하네."

하고 말을 하자.

엄마는 그냥 아무 말씀 안 하시고 밥을 드신다.

나하고 동생은 아무 말 못 하고 그냥 밥을 먹었다.


분명이 언니와 엄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 나는 친구들하고 술레잡기를 하고 왔기 때문에 엄마와 

언니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리가 없다.


'왜? 언니는 이렇게 집안 분위기를 흐리는지?'

'또 엄마 기분을 왜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뭐 이런 생각에 이유도 모르고 언니도 짜증만 부리고 엄마도 별 말씀 없으시고 

그렇게 싸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고 엄마는 설거지통에서 설거지를 하시고 

나와 동생은 아버지가 오시는지 들마당에 나간다.

오늘따라 달은 더 크고 환하다.

"**야! 아버지 오시는지 가보자."

동생은 그렇게 부르는 내 말에 대답도 없고 그냥 신발을 신더니 먼저  나간다.

나는 그렇게 동생을 따라서 나가고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가 오는데 아직 보이진 않고 친구들도 모두 저녁이라서 

집에 들어갔는지? 그 시끄럽고 왁자지껄했던 들마당도 휘영청 밝은 달 밑에서 

숨죽이듯 고요하기만 했다.

앞집 할머니가 적적하셔서 더위를 식히러 나오셨는지?

들마당(마을어귀 넓은 마당) 바위에 앉아서 부채질을 하시고 계신다.

아무리 부채질을 해도 오늘은 분명 더운 바람이 왔다 갔다 하는데

아마도 할머니께서도 습관적으로 부채를 부치시는 듯 했다.

좀 있으니 큰 왕눈이가 불을 밝힌듯 버스가 저 멀리 보인다.

"누나! 아버지 오시겠지?"

"분명 오실거야. 걱정마라."

그렇게 동생에게 말을 던지는데...

동생은 분명 아버지가 이 차 다음 막차를 타고 오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나는 혹시나 아버지가 오시지 않아서 동생이 실망하면 어쩌나?

또 막차를 기다려야 하는 게 지겹기도 해서

마음속으로 달에게 이렇게 빌었다.

'달아! 달아! 너는 알고 있제?'

'우리 아버지 지금 저 버스에 타고 오시나?'하고 물었고

'제발 아버지 오신다고 말해줘.'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버스는 도착했고 동네 어른들이 한두 분 내리고 또 내리고 혹시나 

아버지는 내리시지 않으시고 저 기사아저씨가 문을 닫고 붕 소리를 내면서 달아나시면 어쩌나?

눈이 빠지게 바라보며 걱정을 하던 찰나에 

아버지는 노란 봉투를 들고 나보다는 동생을 더 먼저 보셨는지?

환하게 웃으시면서 내리셨다.


동생은 웃으면서 

"앗! 아버지다,"

"아버지!, 누나하고 내가 기다렸어요." 라고 말을 했고 

나도 기다린 마음과 걱정한 마음이 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약간 수줍어하면서 

아버지 옆으로 다가가서 

"아버지! **이 자꾸 아버지 이 버스로 안 오시고 막차로 오실 거라고 해서 

제가 좀 걱정했는데 오셔서 너무 좋아요."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오늘은 일이 빨리 끝났다."

"자! 이거 사탕인데 집에 가서 나눠 먹어라."

"어서 집에 가자. "

출처-네이버 검색(땅콩 사탕이 아니고 콩사탕인데 찾아보니 없어서 이 사진으로 올렸습니다.)

하시면서 큰 걸음으로 걸어가셨고 동생하고 나는 

사탕이라는 말에 큰 봉투를 달빛 아래 비춰보며 빙그레 웃으며 쳐다보니 땅콩사탕이었다.

그렇게 땅콩사탕은 동생과 나의 마음속에 도 달을 뜨게 해줬고 

하늘 위 달은 내 머리 위를 졸졸 따라오면서 우릴 비추고 있었다.

아마도 달도 분명 땅콩 사탕이 먹고 싶어서 따라온건 아닐테고

정말 달은 좋을 때나 싫을 때나 나를 너무 비춰준다.

싫을 때는 내가 우는 모습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지 않을 때도 

너무 환하게 비춰서 나를 짜증나게 하더니 ....

그래도 오늘은 웃는 얼굴이니 그나마 너무 달이 고맙게 느껴진다.

달달한 땅콩 사탕을 먹을 생각에 나의 발걸음은 핑퐁처럼 통통 튀고 있었고 

조금전 집에서의 분위기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버지와 콩사탕2가 이어집니다.-


*어릴 때 추억이 떠올라서 몇 자 써봤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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