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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가족과 버거운 영화

더 썬 리뷰

<더 썬>(2023.플로리앙 젤레) 리뷰

+ 스포일러 포함 +



부모는 자신이 낳고 길렀다해서 자식을 다 알지 못한다. 

영화는 말하지 않는 트라우마에 힘들어하는 아들을 이해하기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버거워하는 가족을 그리고있다. 영화를 보며 자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의 답답함이 스크린을 넘어 전달되지만 보편적인 갈등에 새로운 접근이나 연출적 기교를 보여주지 않다보니 흥미로운 영화로 남지는 않는다. 


가족의 갈등은 영화에서 최고조로 이르지만 연출은 그에 비해 잔잔하다보니 영화의 톤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하다. 미스테리를 위한 장르적 연출은 괜찮지만 관객조차도 아들의 전학교에 대한 비밀과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이유를 설명받지 못하니 답답함을 넘어 제 3자의 입장에서 멀리 떨어져보게되고 끝내 비극의 엔딩에도 페이소스가 아니라 이기적인 마음에 분노만 남을 뿐이다.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버려두고 다른 여자와 재혼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면 영화는 스릴러로 반전을 꾀했어야했다. 갓난아기에 질투심을 느끼고 상간녀인 베스에게 더 큰 적대감을 보였어야했다. 영화는 이도저도 않고 애매한 뉘앙스만 풍기니 별다른 여운을 주지못한다. 아버지 ‘피터’의 아버지인 안소니의 캐릭터는 모순을 꼬집기위한 도구일 뿐, 입체적이지 못한 것도 흠. 


영화의 클라이맥스, 아들 니콜라스가 자살시도를 하고 정신병원에 갇히는 흐름은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진의 진지한 조언을 무시하고 니콜라스를 빼오는 부모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정말 자식을 사랑한다면 저 상황에선 냉철한 이성을 보여줬어야했다. 


이해할 수 없고 버거운 아들에 힘들어하는 부모의 이야기는 많다. <케빈에 대하여>처럼 스릴러로 풀 수 도 있었고 <마미>처럼 평범한 이야기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연출적 기교를 보여줬어도 됐다. 전작 <더 파더>에서 잊지못할 연출적 충격을 줬던 감독의 작품이 맞나 의심이 갈 정도. 


휴 잭맨의 연기는 어딘가 경직됐고 안소니 홉킨스는 영화에서 아무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나마 상간녀 역할의 바네사 커비만이 관객이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베스와 갓난아기만 불쌍할 따름. 




instagram : @movie__mango

watchapedia : 영화에 진심인 망고의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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