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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슭님 Feb 28. 2023

0. 프롤로그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오늘의 여러분 또한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3월 15일 세계 50여 개국의 청소년 수십만 명이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요구하는 등교 거부 시위 및 거리 집회를 여는 일이 일어났다.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는 자원과 환경을 아낌없이 소비하는 현세대를 귀 기울이게 하는 움직임이었고, 그 소비 끝에는 미래세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만이 남는다는 것을 메시지로 담았다. 이러한 기후 현상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응은 예측하기 어려운 이었다. 리베카 솔닛은 이 '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의 여러분 또한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일어난 것이고 아직은 보이지 않는 수천만명의 사람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라고.

왼쪽- 2018년 최초로 '청소년 기후행동'을 일으킨 그래타 툰베리(@gretathunberg) / 오른쪽 - 리베카 솔닛(ⓒ창비)


  한 사람이 사건이 되고, 서로가 이어져 역사가 된다. 과거를 살았고, 현재를 살며, 미래에 살아갈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건 단지 기후 환경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경험은 어떤 변화를 겪고 어떻게 나에게 전해졌는지? 날마다 마주하는 것들은 삶의 어느 지점부터 시작했는지? 그런 의문을 갖게 된다.




1995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나는 1995년에 태어났다. 세상에 나오고 몇 해 지나지 않아 IMF로 돌 반지가 잠시 스쳤고, MZ라는 말을 선호하지 않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중간 즈음에 있으며, 기억도 나지 않는 90년 대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어 시장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또한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사회에서 문화의 수혜자로 살다가 새로운 고민을 발견하곤 한다.

나와 할머니(ⓒ슭)


  내 고민은 대부분 일상적이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종량제 봉투를 이용한 것은 언제부터였는지 문득 궁금해지거나, 열두 달을 영어로 기억해 내기 위해 "January, February, March..."를 익숙한 노래로 부르다 흠칫 놀라기도 하는 경험에서 비롯되는 편이다. 경험은 얇게 쌓여 사소해서 생각해 본 적 없는 것들로 보통의 일상을 만들어간다. 보통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보통'이라는 의미도 결국엔 정의하기 나름이니까.


  나의 하루가 시작된 1995년도를 되짚어보면 조금은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무렵 일어난 일이 내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 스쳐간 경험을 감각하다 보면, 나 역시도 '일어난 일'이었음을 느끼는 지점들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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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리베카 솔닛.『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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