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관리를 하는 공공분야 직장인에게
연초는 1년의 그림을 그려야하는 시기다.
매년 하는 업무가 휙휙 바뀌는 특성 탓에
연초에는 새로운 업무를 빠르게 이해하고,
한, 두달 내에 문제 없이 진행 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한다.
그래서 계획이 마무리되고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연말이면 슬슬 정신과 약을 그만먹고싶었고,
모든게 리셋되는 연초가 되면
다시 그 약을 찾고싶어졌다.
아니다 다를까.
업무계획수립 시즌이 오니
내 안의 불안이 슬금슬금 나를 압도해가기 시작했다.
해결책은 정신과이지만,
다시 정신과에 간다면
앞으로 약을 끊기가 힘들 것 같았다.
정신과에 방문할 때 나의 우울증, 불안증 검사지 결과는 언제나 ‘매우 심각’이다.
나는 언제나 적은 용량의 약을 길게 먹는 환자였다.
용량을 늘리기엔 꾸역꾸역 꽤 일상을 버티고 있었다.
그렇다고 쉽사리 ‘단약’이라는 항우울제 마라톤의 도착점에 도달하지도 못했다. 의사선생님을 만나는 주기인 4주 안에 매번 단약을 주저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하기 일 쑤였다.
그때마다 조금만 더 약을 먹어보자고 의사선생님은 말했다. 두명의 의사에게 ‘약을 영양제처럼 챙겨먹으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항우울제를 영양제처럼 챙겨먹으며 살고싶지 않았다. 매일 저녁 약을 털어넣는 행위에 질려버렸다.
2024년 연초에 정신과로 가려던 발걸음을 PT샵으로 돌렸다. PT수업이라는 천연 항우울제를 복용해보기로 했다. 앞서 나에게 충분히 검증된 효과를 주었는데, 돈이 부담되자 어느순간 중단한 상태였다.
돈을 잃어 PT푸어가 되는 한이 있어도 이번엔 꼭 다시 운동을 해야한다는 계시가 찾아온 것이다.
항우울제는 평생 먹기 싫지만,
운동은 평생 하고 싶은 루틴이다.
운동은 무취향인 나에게 취미가 되고,
늙어서 할머니가 되었을 때 꼿꼿하게 허리를 필 수 있게 해주고, 정신을 리프레쉬하게 해준다.
비단 나의 주장만이 아니다. 책 ‘우울할때 뇌과학’에 따르면 운동은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항우울제인 프리스틱처럼 노르에피네프린을 활성화시킨다.
우울증에 걸리면 대게 집중하거나 깊이 사고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는 노르에피네프린계가 힘없이 쳐져서 생기는 증상이다. 그때문에 노르에피네프린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다음르로 가장 많이 타깃으로 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반갑게도 운동 역시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킨다. 독일의 한 연구팀은 피험자글를 그냥 쉬거나 천천히 조깅하거나 빠른 속도로 전력질주하게 했다. 모든 운동이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켰지만 특히 강도높은 운동이 더욱 효과가 좋았다. /출처: 책 우울할땐 뇌과학
운동은 나에게 정신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