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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May 03. 2024

20대 직장인의 결혼에 대한 단상

‘단상’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나는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을 갔다와서

양쪽 부모님께 인사까지 마치고나니 그제서야

결혼에 대한 무게감이 다가왔다.

어머님과 아버님이 생기고,

남편의 인간관계까지 바운더리가 넓어졌다.

친척 결혼식을 챙겨야하고, 부부모임이 생겼다.

확연히 달라진 일상.

결혼을 한 사람과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결혼을 했던 사람. 인간의 세가지 부류에서

첫번째 집단에 속하게 되었다.

기혼이 된 나에 대한(결혼 한달차 기준)

이런 저런 파편같은 생각들을 남겨보고 싶다.

-

결혼을 하려 작정하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만난건 아니다.

그렇다고 결혼하지 않을 마음으로

이 사람을 만난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혹시나 결혼할 수도 있는’사람을 만난거였다.

소개팅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내가 주선자에게 내민 조건은 단 하나였다.

‘성실하고 착한 사람’

내건 조건대로 그런 사람이 나온 것은 행운.

그 외에 공통점도 너무나도 많고 결도 비슷하고

멋있는 사람이었던 것도 행운이다.

그렇게 결혼을 결심하고 추진력있게 밀어붙였던 과거가

마치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다시 처음부터 해야한다면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쉽지않았다.

다만, 후회가 남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게 맘에 든다.

모든 단계에서 최선을 다했고 스무스하게 진행됐다.

-

익명의 사람들의 인생책을 모아둔 어느 글에서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발견했다.

분명 이 책의 줄거리를 미혼일 때도 보았는데

지금 이 책을 마주하는 나의 압박감은 다르다.

소설을 읽는다는건 언제나 상상이지만

그 상상에 대한 죄책감의 차원이 달라졌다.

-

나는 언제다 다음 스테이지를 준비하고싶어한다.

다음이라면 임신과 출산이다.

사실 나는 아기를 많이 좋아한다. 아주아주 많이.

이제서야 일상의 루틴을 찾아 평화로운데

새롭게 육아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나면

지금은 당연하게 누리는 평일과 주말 라이프가

영영 사라질까.

-

사실 결혼 너무너무 좋다.

무거운 책임감만큼

그에 대비되는 행복함도 크다.

너무너무 좋은데

이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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