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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Jun 17. 2024

가상 은퇴 프로젝트

휴일이 3일을 넘어가면

슬슬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비호감에서 호감쪽으로 회복한다. 역시 회사를 다니는 삶이 덜 지루하다는 마음이 조금씩 뿌리를 내린다.


그러나 월요일 출근을 하면

그 마음가짐은 처참히 무너진다.

‘파이어족’에 대한 검색을 유독 월요일 아침에 자주 하게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한 변화다. 예전에는 무작정 회사를 나오고 싶었다면, 지금 나는 일과 라이프의 균형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 아닐까.

시간의 무료함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어떤 ‘일’을 하든 적절한 노동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미래 선택지는 2개다.

첫째, 파이어족이 가능한 상태에서 편한 마음으로 회사를 다닌다.

둘째, 조기 파이어를 하고, 근무시간이 적거나 스트레스를 덜 주는 회사를 다닌다. 아예 흥미를 가지는 분야의 업종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나의 파이어족 자금은 계산 상 14년이 필요하다.

14년 동안은 일단 회사를 다녀야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파이어족에 대해서 고민을 해도 당장 변하지 않는 사실은 14년정도는 이 회사에서 일해야한다는 것.


그럼 마치 내가 첫 번째 선택을 한 것처럼

살아보는 건 어떨까.

(프로젝트명: 가상 은퇴)


내가 할 본분은 다하되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일과 휴식사이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며 회사를 다니는 것이다.


먼저, 연차휴가는 빠짐 없이 다 사용하자. 휴가를 쓰는 것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만큼 휴가도 열심히 쓰자. 올해는 16개. 내년에는 17개가 된다.그리고 아플 때는 눈치보지말고 지체없이 병가를 사용한다.


2025년에 근무일수는 245일이다. 나의 휴가 20일(연차휴가와 평균 병가 사용일)을 빼고 225일을 일한다면

1년 중 나의 근무일수는 백분율로 61%이다.

1년을 숫자10으로 보면 6일 일하고 4일 쉬는거다.

음, 비율로 보니 나쁘지 않다. 일하는 날과 쉬는 날이 정확히 5:5가 되면 훨씬 마음이 여유로워질 것 같다.

2년에 한번씩 연차휴가가 1개씩 증가한다.

2년에 한번씩 건강검진 공가가 있다.

일정 근무연수가 지나면 사용할 수 있는 휴직제도와 육아휴직도 있다.

그 사이 주4일제가 시행되면 완벽하다.

(오늘자 뉴스에 따르면 양대 노총 모두 주4일제를 22대 국회 우선 입법과제로 꼽고있다.)


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한쪽에 일, 다른 한쪽에 그냥 ‘나‘ 자체가 앉아있는 시소가 평평해질 수 있는 도구들이 많아진다.


내가 원하는 환경은 이미 내 안에 있을수도 있다.

머지 않은 날 파이어를 하지 않아도 파이어를 하듯이 살아갈 수 있다.

14년의 기간은 그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실험의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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