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답답함이 몰려와 타로를 보러 간 적이 있다.
남편에 대해 물으니 첫 마디가
“직업이 뭐예요? 왜 이렇게 돌아다녀요?”
“…………회사원인데요…”
속으로 웃펐다.
이직을 많이 했는데 그것도 타로에 나온단 말인가.
남편은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첫 직장을 10년 가까이 다녔다.
외국 법인으로 발령이 나면서 남편의 직장 생활에 전환기를 맞게 된다.
남편은 이주 준비를 모두 마친 후 홀로 출국을 했다.
나와 아이는 뒤따라 갈 계획이었는데,
코로나가 터졌고 가족 상봉의 날은 아득해졌다.
여러 복합적인 상황으로 남편은 오래 다닌 회사를
관두게 되고 귀국 후 공백기를 꽤 가지게 된다.
출국할 날만 기다리고 있던 터라,
다시 모인 세 가족이 머물 집도 없어 친정에 신세를 졌다.
퇴직금으로 몇 달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면접 본 회사 중 한 곳에서 합격 연락이 와서
‘이제 살았다.’ 하고 큰 숨을 내쉬었다.
체증이 가신 듯이 후련했다.
그런데 그후로 수많은 퇴사와 입사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쯤되면 여보가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그때부터 나에게 좋은 습관 하나가 생겼다.
“일희일비하지 말 것!”
합격했다고 기뻐하거나,
퇴사했다고 속상해하지 않았다.
남편은 3년을 방황을 마치고 현재의 직장에 정착하게 된다.
정착?
뭐, 아직은 무사히 다니는 중이다.
가끔 남편이 안쓰럽다.
가장의 무게가 오롯이 느껴질 때면 더욱 짠하다.
“이제 그만 퇴사해!” 하며 남편을 해방시켜 줄 날을 꿈꾸고 있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지지 않던가!
직접 경험했기에 이 말을 신뢰한다.
신랑에게 날릴 몇 가지 멘트들을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