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6월 어느 날,
덥지 않아 등산하기 좋은 날,
친구들과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갔다.
정말 오랜만에 등산이었다.
오랜만에 운동이기도 했다.
그간 나의 시간은 주로 아이들 육아, 책 읽기,
자기계발에 집중돼 있었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시간이 더 부족할 것 같아서
‘올해 배우고 싶은 거 다 배워야지’ 했던 다짐이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요즘 나는 캘린더에 막 때려 넣은 느낌으로 빼곡한 일상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동은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사실 제일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6월 어느 날의 등산은
‘아직 젊으니까, 크게 불편한 곳이 없으니까’ 하며
건강에 자만했던 내 뒤통수를 빡 때렸다.
세 친구가 하하호호 함께 출발했지만
나는 친구들을 따라 갈 수 없었다.
욕심 내서 따라가다가는 못 볼 꼴을 보일 것 같아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올라갔다.
뒤쳐진 건 문제도 아니다.
헉헉 숨이 차 오르고, 다리에 근육이 없어
몸이 내 맘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중간 중간 나는 멈춰야했고,
친구와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다.
친구들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나란히 걷고 싶은데 그것마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
‘건강은 벼락치기가 안 되겠구나!’
또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는 시간이 나서 운동할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해야겠다.
뭣이 중헌디!
건강이 중하지!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