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내 생애 가장 많은 일을 한 해 중에서도 손꼽힐 것 같다. 다행히 11월부터 2-3개월 쉴 수 있는 기간이 주어져 근 3년 만에 처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2024년 일정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3~4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 “신작의 발견” 최종 선정작 중 하나로 초연되었다.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모티브와 캐릭터를 가져와 현대를 배경으로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과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지는 작품이다. 마치 레고 조각을 조립해 놓은 것 같은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내가 지금까지 만든 오페라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작품이었다. 오페라 제작을 맡은 그랜드오페라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연장이 서울 외곽 지역이어서 관객 동원도 쉽지 않았고, 예산 초과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나름 성공적인 공연이었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과 언론에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3.25 소월아트홀
서울오페라앙상블이 그동안 발표한 창작오페라의 주요 장면을 발췌하여 2일 동안 <창작오페라 갈라콘서트>를 개최했다. 내 작품은 25일에 2편이 포함되었는데, 가족환경오페라 <빛아이 어둠아이>와, 온전한 오페라는 아니지만 <굿모닝 독도>도 발췌하여 함께 공연했다. <굿모인 독도>의 마지막 곡 <독도아리랑>이 갈라콘서트의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전 출연진의 합창으로 화려하게 공연을 마쳤다. 대표이신 장수동 선생님의 창작오페라에 대한 열정이 놀랍고 감사하다.
4.6~7(4회 공연) 대전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대전시립교향악단과의 세 번째 공연은 새로운 작품으로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오페라 서곡을 모아 음악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해당 오페라의 에피소드를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주인공 캐릭터는 베버의 오페라 <오베론>에서 가져왔다. 오베론 왕이 티타니아 왕비를 위해 진정한 사랑의 증거를 얻고자 여정을 떠나는 내용이다. 유명한 서곡들과 함께 뮤지컬 넘버 3곡을 새로 작곡해 극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대전시향에서도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지, 예년보다 늘어난 2일 4회 공연으로 진행되었고,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4.21 국제아트홀
오랜만에 신은경의 스토리텔링 피아노콘서트 신작이 선을 보였다. ‘상실’과 ‘그리움’을 위로하는 내용이었고, 관객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의 공연장 중에서 가장 크고, 클래식 전용으로 지어진 곳이었다. 한국피아노학회 임원진과 여러 피아니스트들도 관람했는데, 보통의 피아노 독주회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연에 호감을 보였다.
이전의 여느 공연과 비슷하게 마지막에 내 곡을 몇 곡 연주했다. 이번에는 <푸른 자전거> 중 <언덕 위에서>와 <꿈꾸는 푸른 자전거>가 연주되었다.
5.5~6 춘천인형극장
6.17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
7.22 상주문화회관 대공연장
2020년과 2021년 대전시립교향악단과의 <페페의 꿈> 합동 공연을 계기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는 <페페의 꿈>의 확대를 “꿈꾸게” 되었다. 마침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유통협력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전환점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배우도 5명으로 늘이고 무대와 의상 등도 새로 제작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새로운 모습의 <페페의 꿈>은 감동적이었고, 향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5.6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부산피아노듀오협회 제64회 정기연주회 <베틀가>, <오돌또기>
6.15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 <단짠단짠 맛있는 클래식 콘서트> - <오돌또기>
10.13 일본 오사카 한국문화원 벨라 무지카 “피아노로 듣는 K-Music” - <오돌또기>, <풍구소리>
2012년 초연한 <우리 민요 모음곡>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제주와 부산 지역 음악단체에서 연락이 와서 <오돌또기>, <베틀가>, <풍구소리> 등이 연주되었다.
5.7 영산아트홀 듀오 류의 피아노 이야기 시리즈 1
6.13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피아니스트 정지강 윤형숙 듀오 리사이틀
2012년 <우리 민요 모음곡> 초연을 계기로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피아니스트 유승지, 유종희 듀오가 오랜만에 내 작품을 연주했다. <노란우산> 2 Piano 버전을 그림책 영상과 함께 연주했는데, 이 음악회를 계기로 한 달 후에 “정지강 윤형숙 듀오 리사이틀”에서도 연주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연이은 연주가 잡혀 반가웠다.
5.13 당진문예의전당 소공연장
7.26 평창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0.10 파주시민회관 소공연장
11.28~29 수원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
어린이국악뮤지컬 <문지기 문지기 문열어라>는 2023년에도 공연을 이어갔다. 많은 회수를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선정되어 지방 문예회관 초청 공연이 있었고, 가을에는 기획 공연도 몇 차례 진행되었다.
5.18 충청북도 중원교육문화원 공연장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에서 <하얼빈의 열하루> 공연을 매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념행사 등에서도 발췌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특히 고등학생 단체 관람을 위한 전막 공연을 하게 되었다.
5.18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 - <골목길> 연주
꾸준히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의 챔버오케스트라 “스쿠빌레”의 음악회에서 <골목길>을 연주했다고 한다.
5.17 동의대학교 석당아트홀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음악회 “Happy Concert” - <학교 가는 길>
6.7 춘천문화예술회관 제9회 한국피아노학회 강원지부 정기연주회
6.16 일신홀 한국작곡가 초연작품 피아노 소협주곡 콘서트
7.21 천안 이원문화원 AIPAF 한국작곡가의 초연작품 2023 최우수 젊은 피아니스트 초청 연주회
10.4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한국피아노학회 영남지부 제23회 정기연주회
10.6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 초연 작품 Piano Concertino Concert
12.10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장혜원 음악회
2022년 한국피아노학회와 의기투합해 시작한 피아노소협주곡 시리즈가 2023년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지금까지 40여곡이 발표되었는데, 한국피아노학회의 여러 지부에서도 피아노소협주곡을 정기연주회에 포함시키고 있다. 지난 여름 공연부터는 외국 작곡가들도 곡을 보내오고 있다.
내 작품은 2022년에 발표한 <학교 가는 길>이 동의대학교 음악회에서 연주되었고, 2023년 신작으로 <오빠생각>과 <봄바람>이 각각 3차례씩 연주되었다. 내 작품 연주가 안 되는 공연이어도 작곡가 섭외와 기획 등을 계속 도와주고 있다. 미래의 비전을 보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6.7 용인시청
9.14 서울정민학교
10.27 계룡문화예술의전당 외 20여회
LG생활건강과 함께 진행하는 어린이 건강뮤지컬 <반짝반짝 페리오>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순회 공연을 가졌다. 유치원, 어린이집, 특수학교, 지역 문예회관 등에 찾아가는 공연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6.24 한세대학교 음악관
한세대학교 피아노페다고지 학과의 학술 세미나에서 <노란우산, 건반 위의 작은 세상, 푸른자전거의 작곡가 신동일과의 만남> 순서를 갖게 되어, 유승지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인터뷰와 대학원 학생들이 발췌 연주를 엮어서 진행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오랜만에 학창시절 이야기, 내밀한 음악 이야기 등을 하게 되었고, 대학원생들의 깔끔한 연주도 좋았다.
7.15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음악극창작집단과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의기투합하여 만든 신작 가족음악극으로, 환경을 주제로 하고 클래식 오케스트라 연주를 포함하는 독특한 형식과 내용의 작품을 초연했다. 물론 톰방이 제작하는 공연의 특징적인 형식이었지만, 내용과 작품의 톤이 새로웠다. 단 1회 공연이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성공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24년에는 이 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7월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이소정 교수(Judson University)의 <우리 민요 모음곡>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결정판이 등장했다. Spotify와 애플뮤직에서 음원 발매와 함께 CD를 내놓았다. 애초의 목표는 피아노 듀엣을 위한 <우리 민요 모음곡>을 총 12곡으로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충분한 작업 시간을 내지 못하여, 기존의 4곡에 2곡을 추가하여 6곡으로 1차 완성했고, 부족한 부분은 여러 작곡가들의 민요를 테마로 한 피아노 독주곡 6곡을 함께 수록했다. 피아노 독주곡 중에도 내 작품으로 <장타령>이 함께 수록되었다.
<우리 민요 모음곡>은 <오돌또기>, <베틀가>, <농부가>, <풍구타령>, <상주모심기 노래>, <강원도 아리랑> 등 총 6곡으로 제1권을 완성한 셈이다. 이 작업은 꾸준히 지속해 나가기로 했고, 제2권 계획도 세웠는데, 작업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7.27~8.5 세종체임버홀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만드는 여름방학 가족음악극 세 번째 작품으로 <슈베르트와 장미요정 샤베트>가 9일 18회 공연으로 선보였다. 슈베르트가 음악으로 만들어낸 장미정원에 꽃이 시들고 나무가 죽어가는 이상 현상이 생겨서, 슈베르트와 요정들이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클래식 음악회 전용극장인 세종체임버홀에 화려한 장미꽃 무대가 들어서고, 성악가와 배우 등 출연진 뿐 아니라 6명의 연주자들도 각각의 캐릭터를 부여받아 의상과 분장을 갖추고 함께 어우러져 공연했다. 성악가+배우와 연주자의 벽을 허물고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매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뿐 아니라 모든 출연진과 스탭들이 화합하고 행복했던, 흔치 않은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음악가들에게 익숙한 세종체임버홀의 협소한 대기실 공간에서 수십명의 스탭, 출연진이 전혀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2주일의 공연 기간을 보낸 점에 대해 스스로도 모두 놀라워했다.
9.10 민속극장 풍류 금우악회 “숨”
가야금 연주가 이수진 선생님의 위촉으로 작곡했던 <줄 위의 환상>이 오랜만에 연주되었다. 이전에는 가야금 3중주로 연주했는데, 이번에는 가야금 합주로 연주되었다. 다른 일정이 겹쳐서 아쉽게 음악회에 가보지는 못했다.
9.12 KT&G 상상마당 사운드홀
강원오페라앙상블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오페라 <맥의 신화> 쇼케이스가 있었다. 애초의 계획보다 많이 축소된 규모로 이루어졌고, 일반 관객이 아닌 담당자와 지역 인사들 중심으로 소수의 관객만 초청하여 1막의 음악을 선보였다.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24년 8월에 전막 초연을 하게 되었다.
10.6. 군포문화예술회관 세종국악관현악단 “설화와 국악심포니 만나다”
2012년 ARKO한국창작음악제에 선정되어 초연 후 간간이 연주되고 있는 국악음악동화 <구렁덩덩 신선비>를 세종국악관현악단에서 다시 연주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전에도 한 번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2023년에는 barrier-free 공연으로 가족음악회를 기획해서 같이 연주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었는데, 같은 날 한국피아노학회의 피아노소협주곡 음악회가 있어서 <구렁덩덩 신선비> 연주를 가보진 못했다.
10.26 평택북부문화회관 - <춤추는 대지>, <그리움은 하늘에 번지고> 연주
코로나 펜데믹 기간 중에 만들기 시작했다가 완성을 못하고 있는 내 홈페이지를 통해 작품을 연주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기획한 연주회나 지인들 연주회에서 간간이 연주되었던 곡인데, 모르는 음악가의 연주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역시 반가운 소식이었으나, 부산국립국악원 공연 일정과 겹쳐서 보러 가진 못했다.
10.27~30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2023년 마지막 음악극이었다. 경민선 작가, 안경모 연출 등 각각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 어제의 용사들이 새로운 조합으로 다시 모이게 되었다. 촉박한 일정으로 의뢰를 받았기에, 혼자 완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가장 믿는 제자인 김현섭 작곡가와 함께 장면을 나누어 작곡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역시 9월 초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2달 동안 몸살을 달고 작곡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완성을 하고, 공연 이틀 전부터 부산에 내려가서 리허설부터 함께 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김수현 안무께서 음악에다 이야기를 솜씨 있게 붙여서 마음을 움직이는 무용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관객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다음에 다시 공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2.15 한세대학교 음악관
한세대학교 피아노 페다고지 박사 과정에 있는 박은정 선생님이 박사 논문 주제로 “신동일의 피아노 음악”을 정했다고 한다. 논문 작성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연주와 함께 발표회를 가졌는데, 전달력이 뛰어난 강의였고 조사를 많이 한 발표였다. 내게도 의미 있는 일이다. 논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