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의 클래식 일기 25
귀보다 먼저 눈으로 듣는다.
브람스는 이십 대 중반 푸릇푸릇한 청춘에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완성했다. 브람스 특유의 '고뇌'와 '외로움'이 깃들어 있지만 젊음의 에너지 또한 감출 수 없는 곡인데, 이 표지 사진 한 장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정명훈의 지휘봉이 허공을 가르며 사정없이 내리치는 순간, 천둥 같은 오케스트라 소리가 터져 나올 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청년 브람스가 지은 곡을
더 젊은 청년 김선욱이 연주했다.
알다시피 슈만은 브람스의 재능을 일찍이 꿰뚫어 보고 자신이 창간한 『음악 신보』에 그의 가능성을 널리 알렸던 인물이다. 덕분에 무명의 브람스는 음악가로서 세상에 알려지며 유명해졌다. 이렇게 슈만은 브람스의 스승이자 은인이 되었다. 그러나 슈만은 우울증과 정신착란이 심해져 라인강에 투신하는 소동 등을 벌인 끝에 1856년 여름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나고 부인 클라라만 홀로 남게 되었다. 이때 슈만의 나이 46세였고 클라라는 37세 그리고 브람스는 23살이었다. 이후 브람스는 스승의 아내 클라라를 보살피고 사모하며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