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을 열흘 동안 모두 느낄 수 있는 몽골! 누군가는 몽골을 찜통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몽골을 얼음골이라고 하니 대체 뭘 챙겨야 하나?! 전날까지도 머리 빠지도록 고민했다.
우선 여행 지역을 확인하자. 투어 일정 중, 주로 머무는 곳이 남부 지방인지 북부 지방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몽골은 일교차도 심하지만, 영토가 넓어 지역마다의 날씨도 모두 다르다. 남부 고비 사막의 밤은 침낭이 필요 없을 정도로 더웠는데, 이틀 후에 중부 쳉헤르 온천에서는 침낭에 핫팩을 두 개 넣고 경량 패딩을 입고도 덜덜 떨면서 잠들었다.
또 같은 지역이라도 여행을 떠나는 시기에 따라 기온도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후기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몽골 여행을 위해서는 우선, 얇은 옷을 많이 챙기자.
한낮은 정말 덥기 때문에 상의는 하루 이상 입기 힘들다. 다른 여행지와 달라 현지에서 옷을 구매할 만한 상점도 많지 않고, 물이 귀해서 빨래도 어렵다. 깔끔한 사람이라면, 상의나 반팔티셔츠는 많이 챙기자. 하루 입고 버려도 되는 낡은 옷도 좋다.
스포츠 기능성 의류나, 방수 소재 옷 등은 갑자기 비가 올 때도 유용하고, 입을 때도 쾌적하다. 갑작스럽게 빨래를 해야 할 때도 면 소재 옷보다 훨씬 빨리 마른다.
이동 시간이 길고, 사막 투어나 승마 등 액티비티 활동이 많아 치마는 거의 챙기지 않았다. 대신, 예쁜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면, 밝은 원색 옷을 챙기자. 한국에서 많이 입던 무채색에 가까운 옷들은, 몽골 대자연 속 보호색이 되어 버렸다. 밝고 색채가 뚜렷할수록, 사진이 쨍하고 예쁘게 나온다.
<상의>
* 반팔 티셔츠 - 2개 (1개는 첫날 게스트 하우스 구매)
* 반팔 셔츠 - 3개, 얇은 긴팔 셔츠 - 1개
* 스포츠 기능성 티셔츠 - 1개
<하의>
* 긴 바지 - 2개, 무릎 기장 반바지 - 1개
* 스포츠 레깅스 - 1개
<상. 하의 세트>
* 반팔 아노락 트레이닝 세트 - 1개
* 롱 원피스 - 1개. 유일하게 깨끗했던 옷이라,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입었다.
<겉옷>
* 얇은 경량패딩. 바람막이 - 각 1개
오랫동안 별을 볼 때, 갑자기 비가 내릴 때, 너무 추운 날 자기 전 옷을 껴 입을 때 등등 살뜰히 활용했다. 여행 초반에는 겉옷을 괜히 2개나 가져왔다며 툴툴 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겉옷이 꼬질꼬질해지는 게 도저히 입을 수가 없어, 방수팩에 봉인해 버리고 깔끔한 새 겉옷을 새로 꺼내 유용하게 썼다. 4박 5일 정도의 일정이었다면, 1개만 챙겼을 것 같다.
<신발>
* 운동화 - 1켤레
* 스포츠 샌들 - 1켤레
차를 오래 타거나, 게르 도착 후에는 편한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는 것이 훨씬 좋다. 스포츠 샌들이라 투어 때도 운동화 대신 종종 신고 다녔다. 풀, 모래, 그리고 벌레가 맨발이 스치는 것이 싫다면 크룩스를,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추구한다면 슬리퍼를 추천한다.
<기타>
* 턱끈 달린 사파리 모자, 캡모자
평소 모자를 쓰지 않더라도 하나는 챙겨가자. 뜨거운 햇볕도 가려주고, 못 감아서 떡진 머리도 숨겨주니 금상첨화다. 턱끈 달린 사파리 모자는, 굳이 사야 하나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정말 잘 썼다. 핵심은 턱끈이다. 투어 중에도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정말 많이 분다. 캡모자는 자꾸 날아가서 1번도 쓰지 못하고 캐리어로 직행했다.
* 골프마스크, 팔토시, 선글라스
3개 모두 답답해서 사막투어 때 빼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동행들 중에서는 잘 사용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평소 성향을 생각해서 챙기자.
참, 더워서 녹아내릴 것 같을 때 팔토시에 물을 적셔 끼고 있으면 시원해서 정말 좋았다. 다이소에 저렴하게 구매한 제품이라 금방 닳아버려 몽골에서 버리고 왔지만, 가격대비 만족스러웠다.
* 속옷 - 여행 일정만큼 챙겼다. 되돌아 생각해 보니 속옷 정도는 빨래가 가능해서, 무리하면서까지 일정만큼 챙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양말 - 여행 일정 1/2만큼. 사막 투어용 길고 두꺼운 양말 챙기기
* 수영복 - 온천욕 일정 때 사용
<옷 관리 용품>
* 옷걸이 - 2개. 일반 옷걸이 1개, 집게형 옷걸이 1개. 집게형 옷걸이가 매우 유용하니 꼭 챙기자.
* 섬유 탈취제 - 30ml 2개
친구한테 생일선물로 받고 사용하지 않았던 섬유탈취제를 몽골에서 제대로 사용했다. 옷이 꿉꿉할 때, 게르가 습할 때, 향수 대용으로... 기계적으로 매일매일 뿌리며 쾌적함을 유지했다(친구야! 고마워!). 소용량이라 다 쓰는 대로 버리고 오니 편했다.
* 빨랫줄
다이소에서 싼 걸 샀더니 빨랫줄이 생각보다 고정도 힘들고, 빨래가 자꾸 게르 바닥으로 떨어져서 쓰지 못했다. 고리가 큰 것을 사야 게르 기둥에 잘 걸린다.
<07. 보습용품, 화장품. 눈 관련 제품>
몽골이 대자연의 나라인 이유는, 나 자신도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맨 얼굴과 태초의 상태로 말이다. 즉, 화장품은 사실상 거의 쓰지 않는다. 씻지를 못하니 피부를 생각해서라도 안 쓰게 된다.
대신 나는 악건성 피부여서, 햇빛을 막고 보습을 하는데 훨씬 신경을 썼다. 열심히 보습을 해도, 금방 피부가 거슬거슬 해지며 벗겨지고, 손가락과 손톱 밑이 금방 쫙쫙 갈라진다. 렌즈를 끼면 눈도 평소보다 훨씬 뻑뻑하다. 심한 경우 피부가 뒤집어진다거나, 건조한 밤에 코피가 터진다거나 하는 일도 생긴다고 하니, 철저히 챙기자.
* 스킨, 로션, 에센스 - 30 ml 소용량 샘플.
* 틴트, 립밤, 눈썹 펜슬
* 대용량 올인원 크림 - 씻고 난 후에는 항상 얼굴, 몸 할 것 없이 듬뿍 발라줬다.
* 세울 수 있는 거울
* 멀티밤 에센스 스틱, 선스틱
몽골에서 가장 유용했던 보습 제품이 바로 이 스틱형 제품들이다. 힙색에 넣어두고, 한낮에 갑자기 피부가 따갑거나 갈라질 때 바르기 좋았다. 실제로 선크림이나 에센스보다 훨씬 자주자주 덧 발라서, 둘 다 새것을 들고 갔는데도 열흘 만에 거의 다 써서 버리고 왔다.
*바셀린
혹시나 보습제품이 모자랄까 봐 여분으로 챙겼는데 아예 쓰지 않았다. 에센스 스틱이나 밤 종류를 넉넉히 챙겼다면 굳이 안 넣어도 될 것 같다. 콧속이 건조해서 코피가 날 것 같을 때 면봉에 바셀린을 묻혀 코 안쪽에 발라주면 많이 좋아진다고 한다.
* 인공눈물 - 40개
나눠 쓰려고 넉넉히 가져갔는데, 10일 기준 20개 정도 썼다.
* 렌즈 식염수 - 120ml 2개
10일 기준 120ml짜리 1통 정도 썼다.
* 안경, 안경케이스, 렌즈 여분, 렌즈 케이스 여분
<08. 세면용품>
잘 씻지 못한다는 특성상, 평소에 챙기던 세면용품 이외에도 몇 가지 새로운 아이템들을 가져갔다.
성공률은... 글쎄?
* 칫솔, 치약세트
* 가글 - 동행중 한 명이 챙겨 왔었는데, 양치질을 못할 때 정말 잘 썼다.
* 샴푸, 트리트먼트(소용량), 클렌징폼
(가방에 공간이 없어서 '거품만 나면 그게 그거다'라는 신조로 바디워시는 생략해 버렸다.)
* 수건 2개
나는 일반 수건을 챙겨갔는데, 동행 중 스포츠타월을 가져온 친구가 참 유용하게 사용했다. 일반 수건보다 부피가 작고, 물에 푹 젖더라도 금방 마른다.
* 바디워시 물티슈
샤워를 하지 못하는 유목민 게르에서 쓴다. 샤워 대신 바디워시 물티슈로 몸을 닦는 것인데, 찝찝할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매우 쾌적하고 만족도가 높았다. 티슈 크기가 굉장히 커서 찢어 써도 된다. 샤워를 하지 못하는 날 기준으로 하루 1개 정도 사용했다. 남는 것은 여행 후 캐리어와 기타 물건들을 박박 닦고 세척하는 데 사용했는데, 그냥 물티슈보다 확실히 더 깨끗해진다.
* 접이식 바가지
부피가 클 것 같아 챙기지 않았는데, 요즘은 접이식 바가지도 판다! 수압이 약해 샤워기나 수도꼭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꼭 필요하다. 캐리어 공간만 괜찮다면, 대형이 현지에서는 쓰기가 더 좋다. 고맙게도 동행 중 챙겨 온 친구가 있어 정말 유용하게 썼다. 만약 다시 몽골에 가게 된다면 공용 물품 리스트에 올리고, 6명 기준 2개 정도 구매할 듯하다.
* 드라이 샴푸
머리를 못 감을 때 유용하다고 해서 나름 비싸게 주고 구매했으나, 한 번도 쓰지 않아 새 걸로 가져왔다. 긴 머리인 친구들은 머리를 감기가 어려울 때, 종종 사용하기도 했다. 모자를 푹 눌러쓰거나, 화장하는 사람들이라면 하나씩 가지고 있을 노** 파우더로 충분하다.
* 종이세제
마찬가지로 야심 차게 구매했으나 한 번도 쓰지 않은 제품. 종이세제가 물에 잘 녹지 않고, 떡지면서 옷감에 붙어버리는 바람에 씻어내느라 고생만 했다. 그냥 비누나 폼클렌징으로 빨아도 충분했고, 계속 언급했듯 빨래가 어렵기 때문에 옷을 여유롭게 챙겨가는 것이 더 좋다.
<09. 기타>
기타 몽골 여행에 들고 간 여행 물품들이다. 어째 글이 점점 길어지는데, 몽골 여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쓴다.
* 손톱깎이, 족집게, 눈썹칼, 면봉
특히 손톱깎이는 건성이라면 꼭 필요하다. 한국에서보다 손톱 밑 거스르미가 2~3배는 많이 생긴다. 면봉은 다행히 코피가 나지 않아 쓰지 않았다.
* 대형 압축팩, 큰 지퍼백, 비닐봉지 - 각 2개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건넌 의류들을 모아 압축팩에 봉인한다... 캐리어 공간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 확실히 지퍼백보다 훨씬 압축률이 좋으니 꼭 챙기자.
* 20매 물티슈 - 2개
물티슈는 소용량 제품인 것이 포인트이다. 대용량 물티슈는 들고 다닐 수도 없고 몽골 마트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짐스럽게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 가방에 넣어놓고 투어 중에 언제든 꺼낼 수 있도록 소용량으로 준비하자. 아껴서 썼는데도 3일에 한 팩 정도는 사용했다. 다음에 여행을 간다면 3개는 사갈 것 같다.
* 돗자리
하늘의 별 감상용.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는 것과 누워서 별을 보는 것은 천지 차이다. 돗자리 대신 에어배드를 챙기는 사람도 많다. 사진 촬영을 위해서라면 에어배드를, 실용성을 위해서라면 돗자리를 챙기자! 나는 짐을 줄이기 위해 에어배드는 과감히 포기하고 돗자리만 챙겼다.
* 벌레퇴치제
친구한테 받은 여행기념품. 매우 잘 썼지만, 일부러 살 필요까지는 없을 듯하다. 차라리, 홈키파 모기향을 공용 물품으로 구매하자. 벌레가 정말 많았던 날, 가이드님께서 홈키파 모기향을 기부해 줬는데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