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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해 Sep 13. 2022

나는 몸이 있다

나는 몸이 있다.

두 다리와 두 팔을 휘적이며 걷다 멈춘다.

연결된 두 다리와 두 팔은 몸과 때로는 일치하고 때로는 일치하지 않는다.

불안정한 몸을 이끌고, 해지기 전 풍경을 따라 달린다. 휘적휘적. 달리고 달린다.

따듯한 바람이 전신을 휘감는다.

달리고 달리다 멈추어 선 길의 끝에서,

눈앞의 모든 것을 담는다.

이때 몸은 신경과 비로소 일치한다.

두 눈엔 풍경으로 가득하다.

내 정신은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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