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생활 의외로 빡세네?
충분한 휴식을 생각했던 4인 가족의 병원생활의 스케줄은 의외로 빡세게 돌아갔다.
아침 6시 피검사를 시작으로 오전, 오후로 치료들이 이루어졌다.
침을 하루에 두 번씩 맞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 꽤 고통스러웠다.
역시 찌른데 또 찌르는 건 아닌 거 같았다.^^;;
특히, 약침이라고 해서 한약물을 몸에 직접 주사하는 침이 있었는데, 그건 '으흡...' 소리가 안 나올 수 없게 아팠다.
옆 베드에 아저씨께서는 내일부터는 약침을 맞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고통이 심한 침이었다.
아이들의 병원생활은 역시나 유튜브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섭렵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시간은 유튜브로 보내야 했다. 휴게실에는 티비가 한대 있어서 병실과 휴게실을 번갈아 가며 아이들에게 분위기를 환기해 줄 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됐다.
내가 입원한 병원에는 소아 병동이 없고, 유아 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따로 유아식도 없고, 유아 환자복도 없었다. 환자복이야 그렇다 치고 애들이 다 어른 반찬이어서 맵거나 짠 음식이 나와서 입에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은 매끼 병원밥을 한 그릇씩 클리어하며 병원밥이 맛있고 병원이 좋다고 했다.
의문의 1패가 되는 날이었다.
둘째(4세)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잘 때 신발 요정이 자기 신발을 가져간다고 꼭 신발을 안고 자야 한다고 했다. 이불이 더러워지니 바닥에 내려놓자고 하니까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결국 신발을 꼭 껴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4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기엔 아직까지 내가 역부족인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병원은 외출, 외박, 배달음식, 면회 등이 전면 금지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나와 남편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들이 간식 없이 삼시세끼 밥만 먹는 건 좀 무리가 있었다.
간호사들에게 문의하니, 병원 앞 마트에서 3만 원 이상 사면 무료배송을 해주는 데 그건 가능하다고 했다.
배달음식과 마트 배달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이들과 나와 남편이 먹을 간식을 이것저것 담다 보니 3만 원이 훌쩍 넘었다.
배달이 도착하고 한두 시간 만에 바로 '아차' 싶었다.
우리 집에는 먹깨비 4인방이 산다는 것을 잠시 잊었다.
간식은 내일을 버티기에도 간당간당한 양이었다.
아이들은 이미 병원에서 유일한 소아 환자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잠깐, 휴게실을 갔는데 다른 환자분들께서 이미 나의 남편,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스캔을 끝내신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