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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나 Sep 18. 2023

시간이 멈췄으면도 좋겠고, 흘렀으면도 좋겠고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너희들에게


천둥아, 번개야.

너희들은 가만히 누워 우유만 받아먹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줄도 알고

몸을 스스로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첫 옹알이를 하고,

첫 미소를 짓고,

첫 뒤집기를 하고.


그 땐 마냥 신기하고 뿌듯하고 대견했는데,

어느덧 몇 주 전엔 엄마와 함께 했던 옹알이 놀이에 즐거워하고

거울 속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며 미소짓던 너희들이

더 이상 재밌어 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며 아쉬운 마음도 들고

이젠 정말 하루가 다르게 너희들이 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결국 엄마랑 노는 것 보다 더 재밌는 일이 생기고

엄마보다 더 필요한 누군가가 생기겠지.


육아의 끝은 결국 너희들이 바른 어른으로 성장해서

엄마와 아빠가 없이도 이 세상을 현명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너희와 함께하는 순간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시간이 흘러 육아에만 매몰되어 있는 삶을 벗어나

다시 자아에 집중하고 싶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단다.

육아에 신경쓸수록 그 이전에 나만을 생각할 수 있었던 삶이

정말 소중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때에는 소중한 만큼 깨닫지 못 하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삶을 방치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지금은 매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시간을 전보다 훨씬 값지게 쓰고 있지.


시간이 무한할 거라는 오만한 생각으로 살아왔던 엄마가

이렇게 시간의 소중함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줘서 너무나 고마워.


우리 앞으로도 이 세상에 머무르는 동안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잘 나눠보자.


사랑한다, 천둥아, 번개야!



엄마 몰래 싸우는(?) 천둥이와 번개



2023년 9월 18일 월요일

천둥번개가 잠든 이른 오후

너희들을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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