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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나 Mar 20. 2024

누굴 위한 어린이집인가

잠시 떨어져도 괜찮아


천둥아, 번개야!

벌써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 지 3주 째에 접어들었네.


처음에는 낯설어서 그런지 표정도 없고 탐색 대신

한 자리에 멀뚱히 앉아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날이 갈 수록 어린이집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교구도 만져보는 모습을 보니 엄마도 조금씩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아!


첫 주에 천둥이가 손가락을 베이고

겨우 나 나았던 감기가 다시 걸려 아프기 시작하고

과연 엄마가 너희들을 맡기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


엄마는 회사에 복직하기 전까지

나중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거든.


천둥이와 번개가 지금보다 커서 학교에 다녀왔을 때,

그리고 우리 강아지들 까치와 후추가 나이들어 움직이기 어려울 때

우리 아기들이 엄마가 필요로할 때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

지금 이 시간을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우리 천둥이와 번개가 아프니까

꼭 그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시간을 엄마가 옆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뭐가 맞는지 주변에도 많이 물어보고

아빠랑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


그치만 그래도 결론은 지금 아니면

다시 이렇게 시간을 투자해서 다른 일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거야.




오늘부터는 낮잠까지 자고 올거야.

어제까진 점심까지만 먹고 집에 돌아왔는데

등원시간에도 정신 없고

한 두시간 있으면 또 하원하러 가야하니

엄청 시간이 빠듯한 느낌이었거든!


근데 엄마 시간이 길어지니

이렇게 우리 천둥이와 번개에게 오랜만에 편지를 쓸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엄마가 하고자 하는 일을 찾는 데에 더 집중해서 시간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

간만에 아빠랑 쫓기듯이 말고 여유롭게 밥 먹으면서 대화도 나누고.


이런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에 적응하느라 아직도 많이 애쓰고 있는

우리 천둥이와 번개.

엄마가 진심으로 많이 많이 감사해!


엄마에게 이런 귀중한 시간을 준 만큼

엄마가 더 열심히 살아서

나중에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볼게.


어린이집은 말은 어린이집이지만

엄마와 가족을 위한,

특히 엄마를 위한 곳인 것 같아.

천둥이와 번개도 어린이집을 통해 얻는 게 있을 테지만

엄만 확실히 있는 것 같아.


꼭, 꼭!

우리 이 시간 헛되지 않도록

엄마가 많이 많이 노력할게.

정말 사랑해 우리 천둥이, 번개!








2024년 3월 20일 수요일 쌀쌀한 오후

소중한 천둥이와 번개에게 감사하며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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