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떨어져도 괜찮아
천둥아, 번개야!
벌써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 지 3주 째에 접어들었네.
처음에는 낯설어서 그런지 표정도 없고 탐색 대신
한 자리에 멀뚱히 앉아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날이 갈 수록 어린이집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교구도 만져보는 모습을 보니 엄마도 조금씩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아!
첫 주에 천둥이가 손가락을 베이고
겨우 나 나았던 감기가 다시 걸려 아프기 시작하고
과연 엄마가 너희들을 맡기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
엄마는 회사에 복직하기 전까지
나중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거든.
천둥이와 번개가 지금보다 커서 학교에 다녀왔을 때,
그리고 우리 강아지들 까치와 후추가 나이들어 움직이기 어려울 때
우리 아기들이 엄마가 필요로할 때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
지금 이 시간을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우리 천둥이와 번개가 아프니까
꼭 그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시간을 엄마가 옆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뭐가 맞는지 주변에도 많이 물어보고
아빠랑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
그치만 그래도 결론은 지금 아니면
다시 이렇게 시간을 투자해서 다른 일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거야.
오늘부터는 낮잠까지 자고 올거야.
어제까진 점심까지만 먹고 집에 돌아왔는데
등원시간에도 정신 없고
한 두시간 있으면 또 하원하러 가야하니
엄청 시간이 빠듯한 느낌이었거든!
근데 엄마 시간이 길어지니
이렇게 우리 천둥이와 번개에게 오랜만에 편지를 쓸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엄마가 하고자 하는 일을 찾는 데에 더 집중해서 시간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
간만에 아빠랑 쫓기듯이 말고 여유롭게 밥 먹으면서 대화도 나누고.
이런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에 적응하느라 아직도 많이 애쓰고 있는
우리 천둥이와 번개.
엄마가 진심으로 많이 많이 감사해!
엄마에게 이런 귀중한 시간을 준 만큼
엄마가 더 열심히 살아서
나중에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볼게.
어린이집은 말은 어린이집이지만
엄마와 가족을 위한,
특히 엄마를 위한 곳인 것 같아.
천둥이와 번개도 어린이집을 통해 얻는 게 있을 테지만
엄만 확실히 있는 것 같아.
꼭, 꼭!
우리 이 시간 헛되지 않도록
엄마가 많이 많이 노력할게.
정말 사랑해 우리 천둥이, 번개!
2024년 3월 20일 수요일 쌀쌀한 오후
소중한 천둥이와 번개에게 감사하며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