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꿈꾸던 일을 하게 되다

꾸준한 태도를 보고 뽑았다고요?

by 라라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중학생 때였다. 가족들과 주말 저녁 거실에 나와 드라마와 예능 프로를 볼 때면 그 프로그램들 사이에 끼여있는 광고가 재밌었다. ‘사람이 미래’라는 따뜻한 두산 광고부터 ‘쇼 곱하기 쇼’를 하는 코믹스러운 SHOW 광고까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때부터 저런 광고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글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었다. 사람들의 입에서 내가 만든 카피를 흥얼거리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어쩌면 미래에 카피라이터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되었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졸업하고 나서도 오로지 광고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경험만을 쌓았냐 한다면, 그렇진 않았다. 광고보다 범위가 더 큰 마케팅을 하고 싶어 져 마케팅 관련 경험에 열정을 쏟았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친구들과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이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일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했는데, 카피라이팅을 하고 있을 때 가장 즐기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잠시 접어두었던 마음이 펴지면서 더 단단해졌다. 마음이 확고해지니, 이후 취준에 전념할 때, 신기하게도 카피라이터 직무의 면접 기회가 한 번에 몰려왔다. 심지어 카피라이터로 지원하지 않았던 곳에서도 결국엔 카피라이터 직무의 면접 자리로 이어지게 되었다. 1년에 모든 광고 업계의 신입 카피라이터 채용이 거의 한 자릿수에 가깝다는데 기회가 생긴다는 것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마침내, 그렇게 바라왔던 카피라이터라는 직함을 달게 되었다.


십여 년 전부터 바라던 카피라이터로 일하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처럼 공모전 상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행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쪽으로 엄청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면접을 보러 다녔던 기억을 돌아보면 정말 중요한 건 ‘태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을 향한 열정, 그리고 그 좋아하는 걸 계속하는 꾸준함. 이런 태도에선 언젠가는 빛이 난다. 티가 난다. 그런 티가 가장 잘 났을 때 기회는 잡힌다.

실제로 입사 후 내가 왜 뽑혔는지를 들을 수 있었는데, 열심히 살아온 흔적, 꾸준한 태도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한다. 그동안 세워왔던 인생에 대한 가설이 증명되는 기분을 느꼈다.


카피라이터가 된 지 6개월이 된 지금, 6개월 전 면접을 보기도 전에 달력에 ‘카피라이터가 되었다.’라고 적었던 말이 그대로 이루어졌음에 새삼 놀랍다. 꿈을 실현하면서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새롭게 찾아오는 부담감과 불안함으로 지칠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되는 건, 좋아하는 일을 할 기회를 내가 어떻게 잡아냈는지를 떠올리는 거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꾸준함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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