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핸드폰을 열어 우리 학교 이름을 검색한다. 저 밑에 급식 식단이 나온다. 오늘은 무려 오븐 닭다리 구이가 나온다. 메뉴 확인을 놓쳐다면 조회 시간 교실 앞 게시판을 보면 된다. 급식 부장 학생이 매일 아침 급식 메뉴를 적어두었을 테다. 음식 이름만 봐도 행복한데 우리 반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학교는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와 마찬가지다.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매달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단표가 짜여있는 건강식이다. 잠시 급식을 중단한 적이 있었는데 오아시스가 없는 사막을 배회하는 듯 삶이 팍팍해졌다. 급식은 학교에 출근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며 그 자체로 사랑이다.
2교시쯤 복도를 걷고 있으면 음식 내음이 코에 닿는다. 마치 곧 점심이 기다리고 있다는 설레는 예고편 같다. 드디어 수업이 끝나고 급식실에 가기 전 짐을 두려고 교무실에 들렸다.
“오늘 급식 맛있으니까 얼른 가서 들어요.”
먼저 식사하신 선생님의 따뜻한 한마디에 기대감이 커진다. 배식을 받고 급식실에 앉았다. 여러 선생님들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음식을 먹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다. 자, 급식 잘 먹었으니 남은 일과는 밥심으로 버텨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