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방과후 회의는 피해주세요 하하
회의에 참석해야 할 선생님들의 시간표를 보는 중이다. 참여 인원은 6명, 모두가 겹치는 공강 시간이 부디 있길 바라며 뚫어져라 살펴본다. 하지만 모든 시간에 꼭 한 두 분씩 그 시간에 수업이 있다. 결국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회의를 하기로 한다.
끝없는 회의의 연속이다. 정말 갖가지의 회의를 하는데, 작게는 교과 선생님끼리 모이는 교과협의회부터 크게는 전체 선생님이 모두 모이는 전교직원회의까지 있다.
오늘은 다음 학년도를 대비한 교육과정에 관해 회의하는 날이다. 교육과정은 한 번의 회의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서 거의 한 달째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그냥 회의 참석자일 경우엔 회의 자료를 간단히 살펴본 후 몸만 가면 되는데, 주최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것저것 할 일이 많다. 회의 자료를 제작하는 것은 원래 하던 일이라 그래도 해볼 만 하지만 기타 부수적인 일은 어렵다. 가장 어려운 건 다과를 준비하는 일이다. 어릴 적 중학교 가정 수업시간부터 다과 준비에 약하다는 걸 일찌감치 알았다. 다들 어떤 간식을 좋아하시는지 예산은 어느 정도 사용해야 할지 막막하다.
교감선생님, 교무부장 선생님, 각 학년부장님이 소회의실에 모였다. 이 회의가 끝나면 그간 지속됐던 야근도 당분간은 없을 것이다.
공문서 처리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 보니 항상 먼저 할 일이 되어버린다. 수업과 생활지도가 먼저여야 하는데 행정 업무를 하느라 뒤로 미루어버리곤 한다. 사실 이것도 변명이다. 애초에 행정 업무가 생기기 전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드디어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을 정리한다. 어째 수업 진도를 끝낸 것보다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