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축제 당일이다. 비장의 솔로 무대, 무대에 올라 록커가 되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를 선곡했는데, 사실 선생님이 강당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부를 만한 노래는 아니었다.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매일 아침 7시 30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밀어 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중)
상상할 수 없는 온갖 기교를 부리며 무대를 꾸몄고 학생들은 환호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무대를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그리고 많은 동료 선생님들이 보고 계셨다. 축제가 끝나고 나서야 너무 자극적인 노래를 부른 건 아닌지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긴장하며 교무실로 들어서는데 갑자기 여러 선생님들이 다가오셨다.
“선생님이 그 노래를 어떻게 알아요? 나 옛날 생각나서 눈물 날 뻔했잖아.”
여러 선생님들의 중고등학교 시절 유행했던 노래를 부른 것이다. 지금은 교단에 계시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록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해방을 꿈꿨던 학생이었던 것이다. 동료 선생님이었던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축제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추억을 선물해주는 고마운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