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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세계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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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야망보스Jinny Feb 02. 2022

차이나드림(中國夢)품고 중국 글로벌 대기업 취업한썰

취뽀를 상하이에서 했더니, 본사 직원수만 12,000명이었다.

씨트립 첫 방문이자 면접 날 합격을 기원하며 찍은 사진

상하이에서 취뽀하기

겨우 문닫고 합격하여 운 좋게 상하이에 발을 들이게 되었지만, 중국에 온 이상 진짜 중국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중국어 제일 못하던 애가 중국기업에서 일하겠다는 포부는 다소 무모했지만, 현지 중국인들이 일하는 비즈니스환경을 경험해봐야 진짜 중국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현지채용이 아닌 나 처럼 에이전시 혹은 학교를 통해 해외취업을 하게 되면 취업연결이 쉽고 소통도 원활한 한인기업으로 지원할것을 권유받는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한인기업으로 취업을 하게된다. 실제로 한인기업이 보수도 더 낫고 업무환경이 더 낫기도 한것이 많은 경우 사실이긴 하다. 추후 알게된 거지만 내가 출근하게된 트립닷컴은 상하이로 파견된 20명이 넘는 동기들 중 유일하게 한인기업이 아닌 중국 현지 기업 취업사례였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나는 한인기업이 아닌 중국기업에서 일한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답은 없지만 내가 원하는건 나은 보수보다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이럴 경우 본인이 해외인턴을 통해서 얻고 싶은게 뭔지 잘 따져보고 취사선택을 하는것이 맞다.

왠지 벌집이 연상되는..사무실 테라스 뷰

채용과정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중문, 영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서류를 준비하고 중국어 자기소개 영상을 만들어 제출했다. 어차피 인턴을 뽑는데 완벽한 사람을 기대하지는 않을터, 나는 최대한 장점에 집중하여 가진 역량들이 더욱 뾰족하게 보이도록 어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언어실력이 부족하니 시각적인 것이라도 사로잡으려고 면접 전날까지 PPT를 엄청 열심히 만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진지한 느낌보다는 최대한 많이 웃고 유쾌한 분위기로 면접을 이끌어 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간절함이 통한것일까 운이 좋게도 결과는 첫 지원에 최종합격(!) 그리하여 한국에서도 못다녀본 대기업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륙의 머기업
본사 직원만 12000명

면접때도 느꼈지만 입사 첫 날 부터 나는 남다른 대륙의 기상에 압도당해버린다. 내가 취뽀하게 된 트립 닷컴 그룹 (Trip.com)은 중국 1위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이었다. (2017년 당시에는 씨트립(Ctrip·携程)이었으나 2019년 말에 Trip.com으로 사명이 변경되었다.) 중국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들어봤을 취날(Qunar)과 스카이스캐너 (Skyscanner)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총 사용자가 4억 명에 이르는 정말 大기업이었다.

특히 근무했던 상하이 홍차오 링콩소호(凌空 SOHO, SKY SOHO)에 있는 씨트립 HQ 건물은 내가 다니던 대학 캠퍼스보다도 컸는데, 그도 그럴것이 12,000명이 넘는 본사 직원들을 수용하는 규모였기 때문이다. 규모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굉장히 독특한데, 왠지 어디서 UFO나 시간여행자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것만 같은 영화세트장을 연상케하는 곳이라 매일 출근하는 곳이면서도 질리지 않아 눈이 즐거웠다. 단순히 회사건물에 출근하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게임안에서 새로운 맵으로 넘어가듯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마을로 이동한 느낌?

점심시간 사내 지하식당가로 가는길

사진을 보고 어디서 본듯한 건물이라고 느낀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그게 맞다. 링콩소호는 우리나라 서울 동대문의 랜드마크인 DDP를 디자인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작품이다. 그녀가 2016년 3월 31일 별세하였으니 이제 자하하디드의 새로운 작품은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더욱 특별해진 이 곳. SKY SOHO는 DDP 보다 훨씬 이후에 완공된 곳이다. 상하이 관광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상하이에 가는 지인들이 생기면 모간산루 M50과 함께 꼭 가보라고 추천하는 곳 중 하나 이다. 홍차오 공항 근처에 있으니 홍차오 공항으로 돌아가는길에 시간이 있다면 들러보는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