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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ie Aug 07. 2022

30살에 해본 첫 이직기 1편

왜 이직했는가? 어떻게 이직을 했는가?

지금 저는 우당탕탕 스타트업의 ux 리서쳐입니다.( 회사명을 밝히기엔, 뭔가 쑥스럽네요 ㅎㅎㅎ) 지금 회사는 저의 두 번째 회사로, 이직한 지 이제 4개월을 좀 넘겼네요. 이직기를 쓰기엔 다소 늦은 이 시점에, 이직기를 쓰는 이유는 [이직할 때의 고민부터 이직 과정에서의 생각,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나중에 이 글을 읽으면서 ' 어 그거 아냐.'라면서 이불킥을 할지 몰라도, 기록으로 남기고 싶네요.




왜 이직했는가?

저의 첫 회사는 작은 UX 에이전시였는데, 그곳에서 UX 리서처로 입사하여 1년 6개월을 근무했습니다. 대학원의 프로젝트를 떠나, 처음으로 회사의 프로젝트, 실무를 시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이직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를 꼽자면 크게 하단의 3가지였습니다. 


1. ux 리서치 결과물이 실제 제품에 반영되기 어려웠던 외주 환경
2. 정량 데이터를 보기 힘들 수밖에 없었던 프로젝트 환경
3. 인력난으로 인한 디자인 업무의 부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1&2번은 입사할 때 각오해야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엔 대학원에서 진행했던 기업 산학 과제보다 회사의 실무 프로젝트가 좀 더 좋은 환경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학교보다 실제 사용자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접할 수 있고, 그 데이터 기반의 리서치를 제품에 잘 반영할 수 있는 곳으로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접근성은 더 제한적이었고, 결과 반영도 산학 과제와 마찬가지로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었네요.


뭐... 회사 규모를 생각해봤을 때, 3번도 각오했어야 했어요. ux 리서처로 입사했으니 당연히 ux 리서치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서 ux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면 해당 업무를 진행했어야 했습니다. 첫 회사 ux를 하는 사람=generalist로, ux 리서쳐라도 high quality wire frame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진 회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관점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긴 하지만, 재직 기간의 반을 ux 디자인 업무에 소요하면서 ux 리서처 specialist로 성장하고 싶었던 저랑은 다소 결이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이직했는가?

이직 방법은 구인 시기에 따라 공채 모집/상시 모집으로 나뉘고, 지원 채널에 따라 회사 홈페이지/외부 서비스/사내 추천으로 나뉩니다. 그중 제가 택했던 방법은 "모두"였습니다. 


1. 상시 모집 x 외부 서비스  

이 방법을 가장 먼저 선택했던 이유는 포트폴리오와 경력 기술서만 있다면 가장 빠르고 또 가장 많은 곳에 지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취업 경험을 되돌이켜 봤을 때, 어느 회사가 나 같은 사람을 원할지는 서류나 면접을 봐야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많이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주 정도의 시간을 들여 포트폴리오 및 경력 기술서를 작성하여, 원티드랩, 링크드인을 통해서 지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크게 2가지를 배웠습니다. 

첫째,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활용해야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원티드랩과 링크드인 2가지의 서비스만 활용했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구인/구직 서비스인 사람인, 잡코리아 등에만 등재되어 있는 공고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구인/구직 서비스에는 다양한 헤드헌터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작성했던 경력기술서만 업로드하더라도, 내가 발견하지 못한 공고를 헤드헌터를 통해서 제안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처럼 작고 소중한 경력이라도) 경력직으로 이직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더욱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둘째, [내가 이 회사를 얼마나 가고 싶은가]를 포함하여, 각 회사에 맞는 자기소개서가 필요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스타트업의 경우에 많은 지원자들이 이 회사에 가고 싶은 이유 / 이 회사 ux 분석 등을 포함하여 제출하시더군요. 회사 입장에서는 [그냥 포폴이랑 이력서 뿌린 사람 vs. 이 회사/직무를 꼭 하고 싶은 사람]을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고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왜 이 직무를 하고 싶고, 왜 이 회사를 가고 싶은 지]를 포함한 자기소개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상시 모집 X 내부 서비스

두 번째로 전부터 눈 여겨봤던 회사에 지원을 했습니다. 클럽하우스를 들으면서 언급되었던 ux 리서처 포지션이 있는 스타트업 or 논의를 하면서 알게 된 멋진 선배 ux리서쳐분들이 다니시는 회사들이 그 예시가 되겠네요. 클럽하우스 덕에 대부분 내부 서비스로 구인을 하는 경우에는 경력기술서 + 포트폴리오 + 내부의 자기소개서 양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기존의 경력 기술서와 포트폴리오를 자기소개서에 맞게 약간씩 수정해서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니어인 단계에서 다음 이직을 한다면 이 방법은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외부 구인/구인 서비스에 공고를 올리지 않는 이유를 이제 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제가 잘 찾지 못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에요. 그러나, 경험상 '외부 서비스를 사용한다 = 돈이 든다 = 이 포지션이 지금 꼭 필요하다'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즉 회사가 해당 포지션 구인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웬만한 경력이나 인상으로는 면접 보기도 힘들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렇게 지원한 서비스는 다 떨어져서 이런 인상이 남았을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



3. 공채 모집 X 외부&내부 서비스

세 번째로는 공채로 구인을 하는 (주로 대기업) 회사에 지원을 했습니다. 원래는 중고 신입으로 신입을 넣어보려고 찾아보다가, 1-2년 경력으로도 경력을 뽑는 공채도 있어서 신입과 경력 모두 지원했었습니다. 


이 방법이 시간은 가장 많이 잡아먹었지만,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첫 취업을 준비할 때 서류를 제출했었거나 면접을 봤던 회사들이 많아서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저의 오산이었습니다. 재직했던 회사의 경험을 녹여서 써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야 했습니다. 고통스러운 글쓰기 과정으로 인해서 이전에 대기업 자기소개서를 쓴 경험이 많다 또는 나는 글 쓰는 데에 자신이 있는 분이다 또는 나는 이번에 꼭 대기업에 가고 싶다는 분들께만 추천을 드리고 싶기도 하네요. 



4. 사내 추천 X 외부&내부 서비스

마지막으로는 운이 좋게 주변분들의 도움으로, 사내 추천을 받았습니다. 요즘에는 레퍼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주로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 정도를 요청하셔서 이직을 시작하면서 작성했던 서류들을 제출했었습니다.


이 방법은 다소 싱숭생숭한 기분이 드는 방법이었습니다. 

먼저 약간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내가 일을 잘하고 하고를 떠나서, 사람 사람을 어떻게 지내왔는지, 지금 나는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등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또 추천해주신 분께 저의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면서, 뭔가 괜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방법으로 잘된 케이스는 없었지만, 저를 도와주시려고 했던 분들이 있던 것 만으로 인생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직기 1편을 마무리하며...

쓰고 나서 보니, 정말 많은 회사에 지원을 했었네요. 회사의 규모, 연혁과 상관없이 제가 ux specialist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 모두 지원했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면서 저는 많은 부분들을 배우고 또 개인적인 성숙을 이루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래서 어디를 붙었고, 어디를 선택했는 지를 갈무리해보고자 합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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