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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카 Braka Jan 03. 2022

타임스퀘어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미국 유학생의 겨울 방학 뉴욕 여행(2)

1년 365일 24시간 밝은 빛이 가득한 이곳,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함께 무리 지어 지나가는 이곳,

각종 가게와 광고판에서 나오는 소리로 시끌벅적한 이곳,

티비나 유튜브, 뉴스로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이곳,


이곳은 바로 뉴욕 번화가의 중심지, 타임 스퀘어다.




나에게 타임 스퀘어란 살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장소 중 하나였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타임스퀘어에 대하여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쯤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무한도전이 가장 핫한 티비 프로그램이었다. 한 번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함께 구상하고 촬영한 비빔밥 광고를 타임 스퀘어 전광판에 상영하는 프로젝트를 했던 적이 있다. 사실 어린 나로서는 미국 어딘가에 있는 전광판에 광고 하나 내보내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장기간의 프로젝트까지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과정 들을 거쳐서 만들어진 비빔밥 광고가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상영되고 난 후,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뉴스 기사화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 장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타임스퀘어에  힘을 실어  가장  이벤트는 바로 ' 이어' 행사이다.   드롭(ball drop)이라고 부르는  행사는 새해로 넘어가는 순간 타임스퀘어에 있는 건물의 위에 있는  모양 모형을 내리는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이  광경을 보기 위해 타임스퀘어를 . 비록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인하여 이번 2021  드롭은 전처럼 많은 인파가 몰릴  없는 상황이었지만, 티비나 온라인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그만큼 타임 스퀘어 방문하는 겻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로망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타임스퀘어를 방문하는 것은 뉴욕 여행을 계획하던 나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뉴욕의 중심지인 타임스퀘어는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사람이 많을까, 전광판은 또 얼마나 화려할까 기대와 설렘에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본 타임스퀘어의 모습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밝았고, 많은 사람들로 길거리가 가득 차 있었다. 굳이 지도를 켜지 않아도 그 주변에 가면 내가 타임스퀘어다라고 뽐이라도 내는 듯한 큰 전광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타임스퀘어의 메인 거리에 다 달았을 때에는 해가 다 진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전광판이 눈이 부실 정도로 밝았고 거리에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새해를 맞이하기 전 타임스퀘어는 연말 특유의 들뜬 분위기와 함께 밝게 빛났다.


내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타임스퀘어에 도착한 것이다.


내가 그렇게 바라던 타임스퀘어에 도착하자마자 한 생각은 '멋지다', '압도된다'등이 아니라, 어이없게도 '전기값이 많이 들겠다'였다. 남의 나라 관광지까지 가서 전기값을 대신 걱정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나는 역시 한국사람이 확실한 것 같다.


막상 타임스퀘어에 도착해 보니 그곳은 내가 상상했던 만큼 멋있었지만 내가 미쳐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 멋진 풍경과는 상반된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미국은 한국과는 다르게 마약에 꽤 관대한 편이다. 마약에 대한 규정은 미국 안에서도 주마다 다르지만, 한국에서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담배 냄새를 맡게 되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꽤 자주 그 특유의 냄새를 맡게 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풀냄새 같기도 하지만, 냄새를 맡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진하고 머리 아픈 냄새이다.


뉴욕에 와서 특히 자주 맡았던 것 같다. 내가 타임스퀘어에 도착해서 상당히 놀랐던 이유 중 하나도 마약을 파는 사람들이 길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마약을 권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마약에 자유로운 편이라고 해도, 마약이 불법인 나라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는 그 모습 자체가 상당히 충격이었다.


또 왜 큰 도시일수록 홈리스(homeless) 분들은 더 많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하철을 탔을 때나, 평범하게 길을 지나가다가도  어렵지 않게 마주치는 홈리스 분들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내 상상 속 뉴욕, 특히 타임스퀘어는 그저 반짝반짝 빛나기만 했는데 현실로 마주한 그곳의 모습은 빛과 어둠 두 가지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유명한만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로망인 만큼 타임스퀘어는 밝고 멋있었다. 그러나 그곳은 우리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접할 때 볼 수 있는 자유롭고 낭만적인 모습 이외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내가 살아왔던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아서 새로웠고 역시 낭만만 가득한 곳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타임스퀘어의 꺼지지 않는 밝은 빛들은 밤새 무엇을 그리도 밝게 비추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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