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스킬 보다 중요한 건 역시 "이것"밖에 없다.
식품회사 주니어 마케터로 일한지 이제 거의 한 달쯤 지난 것 같습니다. 큰 회사는 아니다 보니 신입 직원인 제가 맡은 일도 적지 않았는데요. 취업 준비겸 했었던 개인 프로젝트에서 회사 제품 출시를 위한 빅(?) 프로젝트로 넘어가니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제품 출시가 진행 중이고, 개발/마케팅/BI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한데요. 사실 한 달이라는 기간 안에, 그것도 신입 직원이 무언가 엄청난 걸 해낼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천천히 늦더라도, 제대로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주니어 마케터로 일하며 깨달은 점이 꽤 있는데요. 제작 외주 그리고 ChatGPT와 같은 AI툴을 활용하며 뼈저리 게 느낀 것들입니다.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SNS 보면 단기간 스킬 습득을 도와준다는 전자책이나 온라인 강의가 참 많이 보입니다. 저도 본격적으로 취업하기 전, 그냥 저런 스킬 좀 배워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볼까 하며 배웠던 크고 작은 잡스킬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는 AI 활용한 전자책, 블로그 대행, 디자인 등이 있었습니다. 나름 홈페이지 디자인으로 돈도 벌어보고, 크몽에서 블로그 대행업을 하며 좋은 제안을 여럿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취업 시장에서도 요긴하게 써먹었고요.
취업을 하기 위해서 경험하는 건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자잘한 스킬을 적용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제가 해왔던 것과 일하는 기업에서 원하는 것, 그리고 그들 문화에 맞는 일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저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누구의 간섭도 보고도 필요 없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어쨌뜬 '협업'이 기반이고, 일해왔던 프로세스가 있기에 잡다한 스킬 좀 해봤다고 제가 맡은 일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나 혼자 했을 땐, 이게 효율적이었는데!"라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는 말이죠.
재밌게도, 큰 회사가 아니다 보니 AI 도구 사용에 조금 서투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다루는 부서에서 시각화에 AI를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고요. 저는 클로드와 젠스파크를 추천드리며, 시각화에 유용한 프롬프트도 함께 제안드렸습니다.
제가 ChatGPT를 처음 시작한 건 3.5가 나왔을 때니 거의 3년 전쯤이었습니다. 2022년 말이었겠네요. 제가 처음 AI를 보며 엄청난 가능성을 느꼈던 시절이죠. 햇수로만 4년 AI를 사용했으니, 웬만한 일반인 보다는 인공지능 사용에 사실 자신이 좀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모전과 개인 프로젝트에서 여러 번 데이터 시각화에 사용해보았기 때문에 윗분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드릴 수 있었죠.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서 AI를 도입한 분들의 작업물을 보니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기술이 발전한건지, 인공지능이 그냥 뚝딱해준 건지 모르겠는데 만드신 자료가 정말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데이터는 눈에 보기 쉽게 다가왔고 각종 시계열 데이터와 차트는 구성이 알차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했습니다.
제가 4년 내내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터득한 노하우가 그 분들에게는 하루이틀이면 만들어지는 결과라는 사실에 조금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실 정말 많은 연사자, 전문가, 인문학자들이 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언제나 본질이 가장 중요하고 실무에서도 요긴하게 쓰일거라고 말했죠. 저는 이걸 들으면서 항상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본질 몰라도, 유튜브나 인스타 좀 보면 금방 따라할 수 있던데?"
그런데 일하면서, 데이터를 평소에도 자주 다루시던 분들이 인공지능을 더 잘 활용하시는 것 보니 생각이 완전 바꼈습니다. 그 분들은 인공지능은 잘 모르지만, 데이터가 주는 '본질적인 정보'와 '본질적인 해석'이 가능했던 겁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보고 긁어 모은 프롬프트로 만든 '그럴듯한 자료'와는 질적으로 완전 달랐던 것이죠. 여기서 조금 현자타임이 왔습니다. 돌고돌아 본질이 중요한데, 학부 시절에는 애써 무시했던 '개론' ,'이론' 수업들이 머리를 강하게 때리더라고요.
다시 학부생으로 돌아간다면 기초 수업을 누구보다 열심히 수강할 것 같습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는 이론 보다 영상 촬영, KOSAC 공모전 같은 실무 수업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던 과거의 자신을 회개 시키고 싶은 강한 열망이 들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아직 버리지 않은 그 당시 기초 수업 자료가 있기도 하고, 시중에 관련 서적이 많아 배울 수는 있지만 진작에 잘 배워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습니다.
본질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점차 AI 툴 사용 가능을 물어보는 대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드저니, 클링 등 영상/이미지 제작 툴 사용 여부도 공고에 제시하였죠.
그런데 이렇게 한 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미드저니를 잘 다루는 사람 VS 사진 이론 + 촬영 경험이 많은 사람
이 두 사람 중 5년, 10년이 지났을 때 더 나은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유튜브나 인터넷에서(온라인 매체 학습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배운 사람과 사진 촬영 구도, 각도, 특수한 샷의 이름, 조명 위치 등 다양한 경험과 학습 데이터를 스스로 가지고 있는 사람. 저는 당연히 후자가 결국에는 더 훌륭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취업 준비, 당장 자격증이나 스킬 배우는데 정신 없겠지만 여전히 학부생이라면 꼭 필수 이론과 개론도 얕게 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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