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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도고픈로스쿨생 Mar 22. 2023

유도일지

(3) 유도를 하기 전에 했던 고민들 2

지난 글- 고민들 1에 이어 씁니다.




3. 내가 꾸준히 유도관에 나갈 수 있을까


대학원생인 나의 신분으로는 지금도 고민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요즘은 가끔 이걸 대학생때 했으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종종 한다.


나는 유도를 계속 하기 위해서 안전장치들을 몇개 만들어 놨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네방네 소문내는 것이다. 

다이어트할 때 많이들 써 먹는 방법으로, 일단 소문내고 나면 어떻게든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심지어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렇게 글까지 연재하고 있다. 

신학기여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그럴 때 나를 소개할 때마다 유도를 한다고 어그로를 잔뜩 끌기도 한다. 


여담이긴 한데, 유도라는 단어가 주는 매력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사실 자기소개를 하거나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별로 남들에게 나도 관심이 없고, 남들도 나에게 그리 큰 관심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게 되는 자기소개는 키워드 하나 남기는 것만으로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기억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도 만큼은 확실하게들 기억하는 것 같다. 

아 부작용도 있다. 힘이 엄청 세다고 생각하거나, 한 번 넘겨달라고 농담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다시 고민으로 돌아와 생각해본다. 

사실 꾸준히 시간을 내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다. 헬스와 달리 정해진 수련 시간에 맞춰 내가 출석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특히 대학원생들처럼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엄청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매주 정기 출석하는 분들은 거의 전무하다고 들었다. 그냥 욕심을 버리고 매주 오지는 못해도 꾸준히 들러 봐야겠다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오히려 오래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너무 드문드문 가게 된다면, 흰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다음에 따로 승급과 단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하는데, 이게 참 묘하다.

태권도에서도 흰띠에서 검은띠를 받을 때까지 그 짜릿함이 참 신났는데, 거의 20년이 지나가는 지금도 참 신난다. 

이게 뭐라고 검은 띠를 꼭 받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게 동기부여라면 동기부연데, 그냥 다닌다고 주는 게 아니고 나름의 절차와 스킬 트리들이 있다.

대련이 끝나고 따로 기술 관련 유튜브를 볼 정도이다. 이 노력으로 민법 공부를 더 했으면... 




4. 꼭 유도여야 할까+그게 지금이어야 할까


이 부분은 첫 유도일지 글에서 이미 상세하게 설명한 부분이다.

나름대로 스스로 잘 설득했었기에, 그리고 계속 유도를 해 나갈 안전장치를 많이 설치해 놨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1년 후에도 계속 할지 안 할지가 그나마 불투명했지, 이 1년을 꾸준히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정말 아예 하지 못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변수는 많다.

나의 경우에는 

1.생각보다 학교 일정이 너무 빡셌고,

2.갑자기 코로나에 걸려 버렸고,

3.세상에는 다른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았다.


글을 못 쓰고 있다가 갑자기 올리고 있는 것도, 코로나에 걸려 격리를 시작해버렸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학교 다니느라 쓸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이 상황에 유도를 꾸준히 나가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래도 난 유도를 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이유는 다 제껴두고, '지금'이 아니면 절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은 굳이 지금 무리해서 할 이유가 없다. 무리해서 강행하더라도, 결국 지금 안 해도 되는 이유를 백가지 넘게 스스로 찾아내서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해야 되는 일은 할 수 밖에 없다.

나에게 유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강행하고 있다.


물론 생각보다 유도관에 들어가면, 연령대가 정말 다양해서 지금이 아니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그나마 몸이 성할 때, 그리고 그나마 파이팅 넘칠 때가 지금이어서 미룰 수 없었다.


이런 고민들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치열하게 할 필요는 있다.

치열하지 않게 했다면, 금방 포기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니 그냥 치열하게 고민하면 된다. 


앞으로 쓸 글들에 틈틈히 후회되는 지점들을 솔직하게 적으려 한다. 

고민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유도일지와 로스쿨일지는 정기적으로 연재하기는 어렵지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시간이 있을 때 서랍에 하나씩 쌓아 뒀다가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해서,

다소 시의성이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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