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싶지만 현실과 타협한 20대들이 많다. 다음 달이면 들어올 월급을 포기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는 행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에 위축돼 한 해 두 해 보내다 보면 금방 서른의 문턱을 앞두고 있을 것이다. 서른의 문턱을 앞에 두고 미리 꿈을 찾아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아하던 모습으로 살아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더 어릴 때 도전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나를 보고 있을 것이다. 남들보다 몇 년 늦게 시작하는 게 잘못이 아니라는 걸, 젊은 날의 몇 년이 미래에 몇십 년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좀 더 어린 날 알고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초록색 신호등 앞에 걷지 못하는 아이처럼 걸어도 된다고 알려줘도 달리는 차들의 무서움에 겁을 먹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나의 행보를 무한하게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날에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나는 무한한 믿음으로 응원을 해줬던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엄마 박해미를 떠올렸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2006년 방영을 시작해 MBC 시트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작품으로 2023년 현재까지 MZ세대를 비롯한 그 위의 세대에서도 끊임없이 콘텐츠로 소비되는 작품이다. 나는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불안한 날이면 <거침없이 하이킥>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극 중 박해미(박해미)와 이준하(정준하)의 막내아들 이윤호(정일우)는 고등학생이지만 학교에서 매일 싸움만 하고 다니는 캐릭터로 등장했다. 처음에는 전교 1등 모범생 형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나가는 집안의 문제아로 등장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의 많은 에피소드를 진행하며 내면의 성장을 가장 많이 이끌어낸 캐릭터이다. 그렇지만 성장을 끝마친 완성형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에 극 중에서 이윤호의 행보에 다른 가족들은 잘못된 길로 성장하면 어떡하지란 불안감과 믿음을 보이지는 않고 있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고등학교를 휴학하고 오토바이로 국내 여행을 떠나 세상을 구경하고 배우겠다는 이윤호의 말에 다른 가족들은 사고를 친 것인지 여행 다니며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 섞인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이윤호의 엄마 박해미는 달랐다. 무언가 결심한 아들의 말에 "오케이" 한 마디로 대답했다. "오케이" 한 마디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무한한 부모의 사랑과 믿음 어린 날의 치기로 볼 수 있는 결정을 한 사람의 결심이라 생각하고 믿어준 것. 이 에피소드를 보면 최고의 응원은 더 나아가라고 등 떠미는 것도 채찍질도 아니라 무한한 믿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꼭 나의 부모나 가족이 아니더라도 잘할 거라고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은 존재할 것이다. 그들을 생가하면 내가 선택한 일에 불신하지 말고 믿음으로 노력했으면 한다. 후회란 나를 깎아먹는 감정을 키우지 말고 내 믿음과 나에게 보내준 믿음들을 가득 채우길 바란다.
지금은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고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하나 하는 불안감에 진짜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서로 얼굴도 모르는 나지만 박해미가 아들 이윤호에게 보내 믿음처럼 묵묵한 믿음 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