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언제, 바다표범들이 인간에게 포획당해 갈기갈기 찢겨
전시물처럼 즐비하게 놓여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핏빛으로 물든 그들의 가죽은 더 이상 소유(所有)의 육신(肉身)이 아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죽음의 고통을 그저 울부짖음으로 표현하는
영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가죽을 인간의 물욕에 의해 남겨야 하는 그들의 수동(受動)은
근거를 알 수 없는 죽음으로 귀결된다.
생명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윤리는
인간에게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