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states PMB 10 | 스크럼, 백로그, 이해관계자
선택하신 매장은 2km 이상 떨어져 있어 주문할 수 없습니다.
매장을 다시 선택해 주세요.
엄마는 커피를 좋아한다. 그래서 밖에 일을 보러 나간 김에 카페에 혼자 가서 chill 하거나 책을 읽기도 한다. 언젠가 엄마가 스타벅스에 혼자 갔다고 해서 "그럼 내가 주문해줄게~!" 하고 스벅 앱을 통해 내가 주문해주려고 했다. 메뉴를 고르고 마지막에 결제하기를 누르니 "선택하신 매장은 2km 이상 떨어져 있어 주문할 수 없습니다. 매장을 다시 선택해 주세요." 라는 팝업이 떴다. (위의 영상 참고) 엄마는 사이렌 오더는 번거롭다며 사용하지 않으므로 기왕 돈 내고 주문할거 나라도 별 적립할 겸 시켜주고자 하였으나 대신 주문해줄 수 없었다. 결국 엄마가 주문대에 가서 주문했다.
최근 가까운 친구가 이직을 준비하며 이곳 저곳에 면접을 보러 다녔다. 친구와 톡을 하던 중 그 회사가 역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과 스타벅스에서 약 1-2시간 정도 있다가 면접에 가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타벅스 무슨 지점인지 아는 나는 서프라이즈로 응원해줄겸 친구가 좋아하는 음료를 시켜주려고 "잠깐만 주문하지 말아봐!!!" 카톡을 남기고 호다닥 사이렌 오더를 켜고 결제하기를 눌렀는데, 예전에 본 적 있는 팝업을 다시 마주했다.
'아 맞다... 2k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주문 안되었지.' 결국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보내주었다.
이 두 경험에서 조금 짜증났던 지점은 고를거 다 고르고 마지막 단계 = 결제 및 주문하기를 누를 시 주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좀만 일찍 알려주면 좋았잖아...
나만 이런게 불편한지 알아보기 위해 구글에 검색해보니 나 말고도 불편을 겪는 분들이 있었다. 어떤 분은 지하철에서 가는 길에 주문하려고 하는데 지하철 정거장 수는 얼마 안남았는데 2km 이상으로 잡혀서 주문을 못한다는 분, GPS 오류로 주문을 못하신 분 등이 있었다.
찾아보다보니 추가적인 사이렌오더의 치명적인 페인포인트를 발견했는데, 바로 사이렌오더는 주문을 누른 후에는 어떤 경우에도(제조가 되기 전에도) 주문취소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기사도 난 적이 있다. 기사에서는 "주문할 때 보다 주의하여 미연에 실수를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며 실수가 없는지 재차 확인해본 후 결제완료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PM 꿈나무로서 "유저가 실수를 방지하라"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유저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PM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므로, 이 부분도 이번 개선안에 반영해보려 한다.
지금 유저가 불편을 겪는 이 기능들을 처음에 기획한 이유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사이렌오더는 dt (드라이브스루) 주문의 경우 6km, 일반 주문의 경우 2km 거리 제한이 있다. 왜 이렇게 거리 제한을 두었을까?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1. 잘못된 주문의 방지를 위해 2. 신선한 음료 제조 및 서빙을 위해 일 것이라 생각된다.
"잘못된 주문을 했을 경우" 이것은 2번째 페인포인트인 주문 취소 불가와도 연관이 있다. 사이렌 오더는 주문 취소가 불가하므로 주문 실수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거리제한을 두었을 확률이 크다.
이에 관해서는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 자주하는 질문에 그 이유가 나와있다.
또한 스타벅스 관계자는 "주문 결제와 동시에 음료 제조 시작으로 간주하기에 주문 변경 및 취소 불가가 현재 공식 방침이다. 이는 현장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방지하기 위함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타벅스 바리스타님들이 일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가 이용했을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다음과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
1. 포스기에 사이렌 오더를 접수하는 버튼이 존재할 것이다.
(앱에는 주문 후에 주문 확인 중 -> 주문 접수 -> 메뉴 준비 완료 이런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음)
2. 메뉴가 준비된 후에 앱 이용자에게 알림이 갈 수 있도록 메뉴 준비 완료 등 바리스타님이 누를 수 있는 기계의 버튼이 있을 것이다.
(주문하는 곳 말고 음료를 픽업하는 쪽에도 포스기같은 기계가 있으며 바리스타님들이 메뉴를 픽업 지점에 올려두며 그 기계의 화면을 누르는 것을 본 적이 있음)
추정이 맞다면 바리스타님들은 '주문 접수 및 제조 완료'만 클릭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는 제조 전/후를 구별하는 장치가 없으므로 설령 제조 전이라고 해도 취소할 수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스타벅스는 거의 매 시간 바쁘기 때문에 이런 것까지 구별하려면 현장 업무 시에 조금 더 귀찮은(?) 프로세스가 되는 것이긴 하다.
처음 저렇게 기능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고 어느정도 이해는 갔지만, 현재 유저들의 페인포인트가 존재하므로 위에서 언급한 2가지를 해소시킬 수 있는 개선안을 기획해보려 한다. 개선안을 기획하기 위해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겪는 상황과 개선되기 원하는 바를 담은 "유저스토리"를 먼저 작성해보았다.
*hoxy 유저스토리 작성법을 모른다면, 여기로 !
다시 짚어보면 현재 거리 제한의 메인 페인포인트은 특정 거리(2km, 6km)를 벗어나는 지점은 주문할 수 없다는 것이며, 추가적인 불편점으로는 이 사실을 메뉴를 다 담고나서 결제 및 주문하기 버튼을 누를 때 알려준다는 것이 있다.
추가적인 불편점만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사이렌오더 주문시 특정 거리를 넘는 지점을 클릭하면 팝업 알림을 보내는 것이다.
ex. "선택하신 매장은 2km(혹은 6km)이상 떨어져 있어 주문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계속 하시겠습니까?"
유저스토리에도 작성한 메인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아예 거리가 넘는 지점에서 주문을 못하도록 막는 것이 아닌, 2km, 6km 거리가 넘는 지점을 선택 시 유저에게 재확인할 수 있도록 팝업 알림을 해줄 수 있다. 이를 적용한 화면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As-is (개선 전)
When = 메뉴 선택해 컵, 퍼스널 옵션까지 다 설정 후 마지막 단계인 결제 및 주문하기를 누를 때
What = 2km(or 6km) 이상 떨어져 있어서 주문할 수 없다는 팝업
To-be (개선 후)
When = 주문 매장을 클릭했을 때
What = 2km(or 6km) 이상 떨어져 있는 매점의 경우 재확인 팝업
주문 취소 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조 전인 경우" 주문 취소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거리 제한 문제의 개선보다는 조금 복잡한데, 이는 현재 시스템 상으로는 제조 전을 따로 구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해결을 위해서는 제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프로세스를 추가하여 제조 시작 전까지는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이해하기 쉽게 화면을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위의 이미지는 결제 완료 후 플로팅되는 화면이기 때문에 결제 완료 프로세스를 제거하고, 주문 요청 -> 주문 승인 -> 제조 시작 -> 준비 완료 이렇게 4가지로 바꾸었다. 또한 제조 시작 전인 '주문 요청 & 주문 승인' 단계에서는 주문 취소가 가능하도록 버튼을 생성했다.
화면을 바꾸는 것은 간단하다. 하지만 이 프로세스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바리스타님이 음료 제조(혹은 메뉴 준비) 시작 시 누를 수 있는 버튼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메뉴 준비 완료 시 알림이 가도록 누르는 기계에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일하는 현장에서의 효율을 위해 제조 시작 전에 주문 취소되는 건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주문 취소 및 환불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사이렌 오더 앱 내 변경 사항에 대한 백로그를 작성해보았다.
이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때 소통 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는 누가 있을까?
PM은 스크럼팀 내에서도 프론트엔드 및 백엔드 개발자, 디자이너와 소통해야 한다. 바로 이전 포스팅에서 스크럼 팀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정리해보았다. 계획 단계에서 스프린트의 가치와 목표에 대해서 팀원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얼마나 어떤 수준으로 어떻게 완료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한 후 데일리 스크럼 미팅을 하면서 목표한 시간 내에 이 스프린트를 잘 매듭지어야 한다. PM은 스프린트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윤활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가령 팀의 업무에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을 미리 해결해줄 수 있다.
'주문 취소' 프로젝트의 경우 현장(=매장)에서 사용하는 바리스타님들이 사용하는 포스기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주문 승인 시 바로 컵에 붙이는 스티커가 나와서 붙이도록 되어 있는데, 바뀌는 부분에서는 주문 승인 이후 제조 시작하면서 버튼을 누르고 스티커가 나오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포스기를 담당했던 회사와 미팅을 해서 이게 얼마나 걸릴지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상관들과의 소통도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각 스프린트를 왜 진행해야 하는지 즉 유저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그로 인해 사업적으로도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 설득해야 한다. 주문 취소의 경우 조금 복잡해질 수 있는 스프린트이기 때문에 윗 분들의 반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이 스프린트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어느 정도인지와 그 리소스를 붓는 것 이상으로 유익한 것임을 논리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
앱에서의 변화는 사실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현장 포스기까지 생각하다보니 갑자기 이게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기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님들에게도 업무 프로세스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주문 취소'가 왜 여전히 사이렌오더에서 불가능한지 알 수 있었다. PM이 유저의 측면을 생각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메이커의 관점도 장착해야 하는 이유를 이번 과제를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