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붙여주셔서 감사드려요
"....네?"
"언니를 많이 사랑하시네요."
할 말을 잃고 상담사를 바라봤다.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엉엉 울었다. 마음 한 켠이 아렸지만 시원하기도 했다. 언니에 대한 애정과 애증 사이에서 오는 혼란, 분노와 죄책감 사이를 오가는 나를 바로잡아 주는 듯했다. 언니를 향한 내 감정이 겹겹이 쌓여 복잡해 보여도 결국 하나였다. 난 언니를 사랑한다. 모든 것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랬던 거구나, 그간의 모든 감정을 순순히 인정하자 사랑만이 남았다.
최근 언니와 난 의절과 다를 바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돈 문제였다. 급전이 필요하다고 했던 언니는 우리 사이의 신뢰와 관계가 담보로 잡히는 걸 모르는 듯했다. 나 또한 신중해야 했다. 우린 이제 각자 지켜야 할 가정이 있고,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시킬 만큼 어리지도 않다. 참 이상하다. 언닌 내 자식도 아닌데 내게 아픈 손가락 같다. 전생에 모녀지간이었던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