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컨트리 컴포트 드라마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노래.
좁은 길을 따라나섰네 아주 오래전에
험난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진정한 사랑을 만날 줄 알았지
때로는 길을 잃었어
진땀을 닦으며 걸음을 재촉했네
모든 표지판이 그대를 향하는 걸 깨닫지 못했지
내 가슴을 무너뜨린 모든 이는 북극성이 되어
사랑 가득한 그대의 품으로 가라고 내게 손짓하고 있었어
그대에게로 나를 이끈 험난한 그 길을 축복해
내가 걸어가는 어느 곳이든지 길이 될 수 있다. 언젠가 바다가 보고 싶은 날에 저쪽 방향으로 가면 바다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길을 모른 체 무작정 걷기 시작한 적이 있다. 길을 헤맬까 봐 불안해도 보도가 있어서 안심했다. 계속 걸어가던 어느 순간 내 앞에 차가 다니는 도로가 나타났고, 건너편에 풀숲이 보이고 바다 냄새가 가늘게 콧 속으로 들어왔다. 결국 바다를 만난 것이다.
성격은 서서히 바뀌었다. 화가 나면 얼굴조차 보기 싫어 뛰쳐나가버린 내가, 이제는 참고 똥 씹은 표정으로 다른 곳을 보며 화를 삭인다. 여전히 눈물부터 나오지만 그것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좀 더 빨라졌고, 서운함을 참다가 극단적으로 표출하던 것은 대왕 삐짐 모드가 되어 투덜거린다. 지나온 시간 안에 영향을 받는 과정이 있었고 그리고 그것을 큰 사랑으로 받아주는 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나는 좀 더 내 진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졌다. 너무나 여려서 극한으로밖에 표현 못한 나를 기다려주고 이끌어주는 그. 그래서 나는 더욱 강해지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대학교 생활은 실패했다. 몹시 외로웠고, 게으르고 공부를 안 하고 수치스러운 나를 그대로 대면한 시간들이었다. 그 이후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일들을 쉽게 시작했고, 하지만 어느 정도 힘든 시기가 찾아오면 쉽게 끝냈다. 그러다 보니 나이를 먹고 있었다. 그래도 그 대학교에서 알게 된 카잔차키스가 궁금해지고 처음으로 그리스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고, 그 여행으로 인해 나는 '자유' 그리고 '내 인생'이라는 키워드를 영원히 간직하며 낭만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신념을 만들었다. 서서히 나는 나를 찾아갔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기 시작했고, 내 꿈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은 더디어갔다. 하지만 성공을 최대한 늦게 하려 마음먹었으니까. 너무 빨리 달려가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내 사람들, 여행, 공부, 추억들을 제대로 겪으면서 절정을 맞이하리라 결심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신념과 벌이 사이에 시소를 타게 되지만 말이다.
아르바이트를 두 개 할 때, 집으로 돌아오는 깜깜한 언덕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었다. '너무 힘들어.' 당시 왜 눈물이 났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몸이 힘들었던 것은 맞다. 이 날이 특별한 날이 된 이유는 그때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아래로 다가왔다. 그 고양이는 내 다리에 자신의 몸을 대고는 한 바퀴 두 바퀴 돌았다. '고마워.' 우연히 와준 고양이의 보드라운 위로는 오랫동안 나에게 힘을 주었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고, 무엇이 내 길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리로 가면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알 수 있다면 아마도 쉬운 삶이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내가 가야 하는 방향만 안다면, 욕심을 버리고 그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목적지가 나오지 않을까? 그 목적지에 이르러서는 나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면서 내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벅찬다면 얼마나 내가 바라는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