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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노운 Jun 09. 2022

날 것의 내가 되고 싶다


한 번쯤은 멋쟁이처럼 힙하고 개성 있게 옷을 잘 입어보고 싶다. 나라는 사람의 스타일은 담백한데, 스트레이트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편하고 톤이 낮은 파스텔톤의 티나 셔츠, 하의는 청바지 또는 슬랙스 아님 H 치마. 신발은 운동화 아님 로퍼, 낮은 구두. 액세사리는 항상 끼고 다니는 티 안 나는 링 귀걸이, 반지 그리고 가끔씩 시계.

좋은 말로 하면 클래식이고, 나쁜 말로 하면 단조롭다?


옷도 옷이지만 걸그룹 오마이걸 효정 같은 사람을 보면 나는 눈이 확 간다. 어떻게 저렇게 맑고 생기 있고 환하게 웃지 싶다. 그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그 사람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예쁨의 기준을 자아정체성이 확실한 가로 정해놓고 살아간다. 말 한마디 할 때, 걸음걸이, 눈빛, 옷 스타일 등 이 모든 것에서 자기 자신이 확 드러나는 사람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을 보며 몹시 설레하는 편이다.


나는 나를 잘 꾸미지 못한다. 아직도 무엇을 입어야 제일 잘 어울릴지 모른다. 나라는 사람이 풍기는 이미지가 흰색과 검은색이 생각나는 비둘기 같다면, 가끔은 눈에 확 틔는 색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앵무새가 되고 싶달까? 




정체성이 확실할수록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 각자 자신만의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다. 나는 특히 눈이 작게 태어났다. 그래서 살아오는 동안 쌍꺼풀 수술을 하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다. 언제는 6살쯤 되는 아이가 나를 보더니 "머리 스타일은 예쁜데 여기는 좀!"이라며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렇게 어린아이가 얼굴 평가를 하다니. 그리고 그 평가의 기준은 무엇일지 알 것 같았다. 보통 예쁘다고 하는 연예인의 외모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미 태어났을 때 만들어진 외모인데 세상이 예쁘다고 하는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나는 각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그렇다면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태어날 때 가지고 있었던 그냥 자아,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고, 부딪히고, 쌓아온 나의 모습. 그런 것들이 더 빛날수록 예쁜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수줍음이 많다면 얼굴이 빨개지고 땀을 흘리는 모습도 너무 예쁘고, 자기주장이 세고 호불호가 확실한 사람이라면 그 어조와 단호한 눈빛을 보면 너무 멋있다. 






암튼 내가 내 스타일에 요즘 싫증을 느끼는 이유는 나에게 분명 열정적이고 강렬해 보이고 싶은 어떤 마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덤덤하고 차분한 나의 모습도 내가 맞지만 원색의 날 것, 그것이 콩닥콩닥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클래식한 착장에 강렬한 아이템을 매칭하는 것이 좋을까, 아님 가끔씩은 파격적으로 일탈하는 것이 좋을까. 현재는 편안하면서도 센스 있는 놈코어로 입어보고 싶은데 센스를 모르겠으니 ... ... 그래 일단은 나의 날 것의 느낌을 믿고 아이템들을 그런 것으로 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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