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는 따로 살자
여름의 끝자락인 지금
선선한 바람이 코 끝을 간질간질,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는 여름의 말
남편과 아이들은 열이 많아서 작은방에 에어컨을 틀고 잔다.
나는 여름 내내 베란다 창문만 열고 침대에서 잤다.
그게 나의 온도이다.
각자의 공간이 있을 경우는 그 공간에 자기의 온도를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차를 타면 이때는 서로가 힘들다.
남편은 에어컨을 너무 쌔게 틀고
난 마스크와 겉옷을 덮는다. 정말 답답하지만 다수를 위해 내가 참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선선하게 외출하기 좋고 창문을 열기도 좋은 날씨인데
그래도 에어컨을 트는 남편… 이제는 창문 좀 열고 가자.. 그래도 에어컨의 바람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내 좌석에 있는 창문을 다 열고 간다.
남편은 앞자리 에어컨을 틀고..
맞바람이 치니 상대적으로 창문에서 들어온 바람이 남편에게 갈 때 으윽 더워..
매번 참고 덮고 막고 했지만
이젠 나도 숨 쉬고 싶다.
서로 다른 체온을 가지고 13년간 살았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각자의 공간에 맞는 온도가 필요하다.
늙어지면 더 참을성이 없고 조급해진다고 하는데…
각자 아래 윗집에 살고 공간을 분리하면 좋겠다. 그럼 싸우고 다툴 일이 반은 줄어들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