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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로메로 Aug 19. 2023

가르치고 배울 권리는 어디서 오는가?

공교육 정상화

첫 집회에 참석했다

그 뜨거운 도로에 5만 명의 선생님이 앉아 한 목소리로 연대하며 우리의 일자리를 지켜달라고 소리쳤다

2시간 내내 목이 메어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49재를 앞두고 있는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은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사실을 소명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교사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가르칠 의무가 있지만 가르치다가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교사의 책임이다 교실 안 한 칸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어느 누구도 함께 책임질 수 없다 아동학대로 고소가 되면 우리는 바로 교육청에서 직위해제를 하고 아동과 분리된다 우리가 가르칠 의무를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잘 모르는 그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미성년자인 아동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판단한다 우리의 이야기만 들어주고 우리가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과정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수많은 선생님들이 죽거나 또는 학부모와 합의하기 위해 몇 천이라는 돈을 빼앗기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수사권이 없다 그런데도 학교폭력신고가 들어오면 가해자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여 진상을 밝혀야 한다 학교에서는 지켜야 할 의무만 너무 무분별하게 많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권리는 도대체 누구에게서 받아야 하는가

집회를 끝내고 기차에서 묵묵히 18년의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열심히 잘 지도한 나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면서 매번 언제 그만두지라고 저편에서 들리는 나의 속마음은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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