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샛길로 빠졌다. 배가 고프다. 나는 배가 고플 때 샛길로 빠지는건가?
입맛은 오늘도 없지만 아침을 차렸다. 딸아이가 가져온 귀여운 아이템 덕분이다. 살 찌는 사람은 먹을 땐 핑계가 오만가지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걸 좋아한다는 핑계로 방콕에서 친구들 소식을 둘러본다.
오늘 아침은 어제 맨발걷기로 순해진 건지 5초 생각한 후에 댓글도 남긴다. 댓글도 용기가 필요하다. 프렌드 윤코치연구소 유튜브 김용현대표 영상에 좋아요와 댓글 콤보를 남겼다. 진성존재코치 육코치님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누군지 모르는 분의 댓글에 댓글을 남기고나서 좋아요를 눌렀다. 댓글을 올릴 용기를 실행하고나면 누르려고 좋아요를 먼저 누르지 않았다.
받아들이거나 버티거나 씨름할 때가 있다. 나는 크게 고집스러운 성질이 아니라서(내 생각) 어지간한 일은 고집을 부리지않는다. 아주 가끔 조용한 똥고집을 부리는 거 빼고는 그렇다.
'명존세' 를 아시나요?
갑자기??
다 큰 딸아이에게 처음 배운? 말이다. 인존세도 나중에 배웠다.
말할까말까?
글로 박히는데 써도 될까?
아놔~진짜 써도 돼나모르겠네
울공주님 혼사길 막히는 건 아니겠지? 에라 모르겠다. 브런치 작가님들이 수용해주시겠지.
명존세는, '명치 존나 세게 때리'고 싶은 얄미운 넘을 만났을 때 속으로 또는 냅다 작게 웅얼거리듯 하는 말이다. "어우이쒸~명존세 할까부다"
딸아이는 한때 아빠를 싫어했다. 자기가 아빠성질 닮았다고 인생 망했다고 나에게 항의한 적도 있다.
"엄마는 왜 저런 남자랑 결혼했어"
아빠랑 관계가 조금씩 좋아졌다. 딸아이는 성숙해가고 있고 아빠는 성질이 쭈그러들고 있다. 중간에서 나만 살판났다.
아빠가 너무너무너무 얄미울 때, 딸아이는 아빠 얼굴을 쳐다보면서 귀엽게 말했다.
"어우~인존세"
인존세는, 인중 존나 세게 때리고 싶다는 말이다. 아빠는 딸아이가 웃으면서 말하는 것만 보고 좋댄다. 내가 큭크크 웃으면 왜 그러냐고 묻는다. 가끔 딸아이 말을 남편에게 통역해 줘야할 때가 있다.
"인중존나세게때리고싶을만큼얄밉단말이야." 라고 해석해주면 남편은 그래도 좋다면서 작은 입술이 보이지않게 '옹'하고 다문다.
'수용이란 체념이나 항복을 뜻하기도 한다'
... 체념 보다 항복을 선택하겠다. 체념이라는 단어는 왠지 명치에 앉고 항복이라는 단어는 가볍게 두 손 들고(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당할 때처럼 )날아가는 기분이 든다. 나는 오늘.
세상은 나혼자 독고다이할 수 없다. 상호의존적인 존재인 인간이 나의 붉은 실을 움켜쥐고 세상에 나의 대지를 넓히려한다. 씨실 날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직조되는 모습을 직관하지 못해서 직관력이 미치지 못하는가보다. 3월에 직조 장인을 만났으니 언젠가 씨실 날실을 엮어 예쁜 수세미라도 한 장 만들고 싶다.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묵묵히 걸어가는,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진않는, 복잡하게 생각할 건 뭐야 그냥 사는거지... 모두가 장인이고 스승이다.
남은 빵을 마저 먹고 얼른 씻고 카메라 셋팅하고 녹화 해야한다. 오늘은 꼭 해야한다. 오늘도 미루면 내가 성을 갈아야... 볼이 발그레하다며 미스 배가 아니고 미스 사과라고 불렀던 그 옛날 주임님처럼 사과정미씨가 되어도 예쁘겠는걸. 하지만 미루지않기. 약속해줘~~~. 브런치 작가님들이 보고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