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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잘 Mar 21. 2024

47.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금쪽같은 내새끼

30년 전 오늘 15시 28분, 49cm 빼빼마른 모습으로 엄마의 품에 안긴 너.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세류동 신곡초등학교에서 아빠랑 축구를 했지.



어린이집 다닐 때 다른 엄마들이 퇴근해서 자기 아이 데리러와서 귀엽다며 너를 안아주고 갔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날아라 슛돌이가 따로 없었지. "머리 어깨 손목 허리" 소리치며 검도를 할 때는 귀여운 검객이었지.



중학교가서 키가 훌쩍 컸지. 성인이 되어서 친구 엄마들을 만나면 '너는 중학교때 키 그대로네' 라는 소리를 들었지. 아! 아쉽다. 5cm만 크면 180인데.


고등학교 3학년때 담임선생님이 그러셨다지. "우리반에 연애인같은 애 왔어"


대학생 창업으로 공모전 싹쓸이 하면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클라우드펀딩은 아슬하게 실패했지.


군대에서 휴가 나와서 너의 모교에 가서 여동생 기살려주려고 군복입고 동생교실에 들렀었지.


제대하고 캐나다로 워홀가서 외국인노동자로 일하다가 손가락다쳐서 병원비로 다 쓰고 네 조던 운동화 서너 켤레랑 아빠엄마 시계랑 여동생 향수를 사고 달랑 몇 만원 갖고 귀국했지.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서른 한 살 생일을 축하한다.


30년 전에 내가 너를 낳았다. 엄마 대단하지?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오늘은 기숙사에서 잘 자고 내일 만나자. 생일파티는 토요일에 하기로 했지.

 

미역국 대신 엄마의 꽃게찌개가 먹고싶다고 했지? 네가 좋아하는 애호박전도 부쳐야겠다. 


엄마 아들이어감사해 ♡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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