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통신 안 좋아해요
아들 친구들이 결혼을 하면서 오래 전 자모들을 만났다. 아이들이 서른 한 살이니 우리가 새댁이었던 때도 벌써 삼십 년 훨씬 전 일이다.
"우리 아가는 귀여워요"
나는 아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리 아들 보다 먼저 결혼한 훈이 엄마는 며느리 이름을 부른다고 했다. 사월에 결혼을 앞둔 운이 엄마는 며느리 될 아이가 너무 붙임성이 좋아서 약삭 빠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사람들 생각이 참 다양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시어머니가 호칭을 어떻게 불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훈이 엄마는 '아가야'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정민아' 하고 이를을 불러주어서 아쉽다고 했다. 운이 엄마 희은씨는 이름을 불러주면 좋을텐데 '새아야' '야야' 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다 둘째 며느리가 생기면서 '큰 아야" 라고 불러서 싫었다고 한다.
나는 '아가'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우리 어머니는 이름을 부르지도 아가야 라고 불러주시지도 않았다. 그냥 "야" "야, 저거 갖고와라" 화내듯 말씀하셨다. 나는 남편이 화내듯 말하면 속에서 화가 스멀 올라온다. 가끔 꼴 보기싫고 안 살맛 날 때도 많았다. 남편 성격과 말투는 자기 어머니를 닮았다.
우리 며느리가 신혼 여행 다녀왔을 때, 어떻게 부르면 좋을 지 호칭에 대해 직접 물었다. 우리 예쁜 아가는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다.
"소희야~"
김춘수의 시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다.
"정미야"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도 좋겠다. 우리 모두는 존재 자체로 무엇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