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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悲歌)

by 구정훈

나에게 기울여진 작은 우산

스스로 젖어가던 너의 어깨가

내 삶의 장마를 건너게 해주던 날들.


닿을 듯 말 듯

비가 그쳐도 끝내 접히지 않던

너의 마음 하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을

여전히 품고 사는

참 미련한 나.


문득,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살짝 떨리던 너의 숨결이

마음 한켠에 다시 스며 올라

또다시, 그리움으로 번진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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