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마다 챙겨보는 나의 애정 콘텐츠 '소비더머니'. 생각지 못하게 이번 클립에서 장성규 아나운서가 언급됐다. 그리고 그가 나왔던 프로그램ㅡ어쩌면 데뷔 무대일지도ㅡ인 2011년 mbc에서 방영된 '신입사원'이 문득 생각났다.
챙겨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심지어 소파에 앉아 제대로 시청한 적도 몇 번 없었다. 그러나 중학생 때 들었던 한 지원자의 말이 지금까지도 내 뇌리에 박혀있다. 지금 자기의 모습이 어설프고 모자라도, 언젠가 이 모습이 성공한 자신의 과거 자료화면으로 쓰일 것이라고.
정확한 멘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심지어 저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그렇지만 저 말은 내가 좌절을 겪었던 순간마다 살아나 내가 다시 힘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는 내가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시련 중 과연 손에 꼽을만한 좌절이다. 졸업과 취업을 앞둔 시기 나는 암이라는 생각지 못한 장벽에 부딪혔다. 늘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시험 합격을 바라던 나는 이제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더욱이 이 병은 내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어 더욱 슬프다. 그러나 이겨낸다면 이 시기는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멋있게 성장한 나의 "자료화면"으로써 나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겠지.
이식을 앞둔 지금,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 노력해도 늘 두려움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또 다리는 언제쯤 회복이 될는지. 이런 생각으로도 벅찬데 또 사회인이 된 친구들을 보면 부럽고, 앞으로 뭐해먹고 살지도 고민이다. 다시 시험 준비를 할지 새로운 길을 생각해볼지도. 그래서 오늘도 애써 마음을 다잡는다. 꼭 이겨내서 이 순간으로 끝이 아니라 이 순간이 내 과거 자료화면으로 나를 빛나게끔 만들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