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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코코 Sep 25. 2023

23.09.24 용인 길업습지 차크닉

다이어트 재시작 25일 차

(같은 날 저녁에 쓰는 일기)


바쁘게 살아보기 계획의 일환으로 2년 전에 사놓고 상자 째 방치해 놨었던 평탄화장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나 혼자는 너무 귀찮아서 Y님을 꼬셔놓았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 일정을 잡아놓으면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나름 기다려진 날. 아침에 약속 시간을 정확히 잡고, 픽업을 나가서 차크닉을 가서 먹을 것도 정하고 집에 왔다. 차에 이것저것 쌓여있었던 장비를 싣고, 커피도 사고, 샌드위치도 사고, 닭강정도 사고, 용인 길업습지라는 곳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소풍이네 ㅋㅋ) 여기도 2년 전에 차박 장비를 사면서 봐놨던 곳이다. 2년 만에 간다. 


분명히 살 때는 여자 혼자 설치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는데, 힘이라면 꽤 자부하는 여자 2명이 모였는데도 무겁다는 말이 자주 나왔다. 광고가 좀 과장됐네... 나 혼자 다닐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뭐.


동영상도 보고 매뉴얼도 보고 이리저리 궁리하고 용쓰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중간에 둘 다 영상 찾아볼 생각을 못 해서 멀쩡한 카라비너를 힘으로 부숴먹은 건 아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초록이 우거지던 동산도, 수초가 잔뜩 떠있던 저수지도, 파랗던 하늘도, 해가 지며 약간 불그스름해지던 하늘도, 쓰레기를 들고 화장실로 걸어가던 걸음도, 의자에 앉아 샌드위치를 욱여넣으며 닭강정을 찍을 때도, 나를 찍는 카메라에 씩 웃을 때도, 모두 다 따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평탄화 장비 안에 누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시간도 좋았다. 나중에 좀 익숙해지면 가끔씩 친구와 같이 차박을 가고 싶다.


오늘의 감정: 즐거움, 따듯함, 활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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