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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무던 Oct 08. 2023

존나 마이웨이, 독고다이라서

보여지는 것에 집중하는 삶이 불편해.


본인은 있는 듯 없는 듯 잘 사는 것이 인생 제일가는 소명이다. 어쩌면 굉장히 소심하고 어쩌면 굉장히 대쪽같은 이 마음은 인생에 꽤나 영향을 미친다. 인생을 돌이켜보면 어떤 한 순간도 못 했던 적이 없었고 특출나게 잘 했던 적도 없었다, 그게 뭐든 말이다. 사회생활을 할 때는 올어라운더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 또한 전문성이 없는 인간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타인의 눈에 어떻게 보여지는지 알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신경쓰이는 한 가지는 '나는' 정말 그것을 원하는가, 아닌가 이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본인이 무언가를 할 때 타인에게 바라는 대가는 없다. 내적 만족감과 성취감이 차오르면 그만일 뿐. 이런 삶을 살다보면 '갑자기' 그만둬버리거나 '뜬금없이' 손절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물론, 정말 무뜬금은 아니다.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듯 나 또한 그러하다. 


누군가에게 '굳이 왜?' 라는 말을 들을 때 최대한 귀를 막는다. 보통은 그런 말을 왜 하는지 물어도 납득할만큼의 설명을 해주지 않거니와, 나의 신념보다는 본인의 척도를 가지고 판단한 결론을 통보하는 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모두가 말리는 일도 내가 원한다면 꼭 발을 담그고야 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나는 존나 마이웨이, 독고다이 인간이어서 이다. 


운동강사가 하고 싶었다. 쉽게 돈 버는 직업이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았고 프리랜서 경제생활의 리스크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시작했다. 열정을 활활 불태우다 그 불씨가 순식간에 식어버린 순간은 보여지는 것에만 매 달리는 이 직업군의 사람을 직면했을 때 였다. 결정을 위한 유예기간을 가졌지만 결국엔 운동강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나는 정작 피하고 싶은 외모 강박의 발언을 하고 싶지 않았고, 줏대있게 건강만 내세우기엔 살아남기 어려워보이는 업계였다. 나의 경험과 변화를 내세워 기깔나는 영업을 해야하는 것은 걸림돌이 아니었다. 많은 경험이 쌓여있고,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실제 본인은 15kg도 감량해봤고 수년간 유지도 해봤으면 몇 킬로 정도는 증량도 해봤다. 와중에 그럴듯한 경험과 변화가 없을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 영업의 포커스가 가시적인 것에 맞춰지는 것이 '혐오'라고 표현할만큼 싫었고, 실상은 아닐지라도 그것을 따르는 무리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주춤했으며, 여러 강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기세가 꺾이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완전히 발을 뺐다. 나는 가시적인 삶을 영위하고 싶진 않다. 


본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내에서 나의 거취를 두고 모두가 이런저런 말을 얹을 때, 꽤 존경하던 상사가 나에게 Director 자리를 제안했다. 작디 작은 프로덕션이라도, 먼저 제안을 해주셔서 매우 감사했지만 거절 할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원하는 Director 자리 였지만 나는 원해본 적이 없었기에 고사했다. 그저 좋아보이는 감투는 나에게 어떤 효용성도 발휘하지 못한다. 고로, 필요없다. 


그렇다. 나는 보여지는 것에 무게가 실려있는 삶이 싫고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더 싫다. 여기서 '보여지는 것'은 물론 외모도 포함이지만 그 뿐은 아니다. 타인의 마음에 자신의 기준을 두는 사람, 그것들 때문에 내면이 무너지는 사람 혹은 그 때문에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타인을 속여 넘기는 사람 기타 등등이 있겠다. 본인 또한 100%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는 하지 못한다. 어떤 순간에는 하염없이 흔들리고 간혹 흙탕물을 흔들어대니 말이다. 그러나 갈지자를 걷던 마음이 이내 갈 길을 찾고 정화를 위한 길을 찾아가니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리라. 누군가는 바보같다 할지라도 어쨌든 오늘도 나는 존나 마이웨이, 독고다이 삶을 살겠다. 백이면 백 하지 말라는 것도 찍어먹어봐야 뱉어내는 나는 그런 나를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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