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 건 아니고 자신 있는 건 더 아니야
'비혼'에 대해 직접적으로 서술하려는 까닭은 브런치를 통해 인터뷰 제의를 종종 받기 때문이다.
결혼에 갖고 있는 생각, 비혼을 선택한 이유 등 관련 질문과 나의 답변을 듣고 싶다는 공손한 메시지를 받음에도 쉽사리 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털어놓고 싶다.
사회에서 '비혼'이 삶의 한 형태가 되기 전 부터 결혼 생각이 없었던 나는 비혼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평생 진심을 다해 결혼을 원했던 적이 없었고 아이는 더욱 그렇다. 그저 결혼의 필요성도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도 없던 내가 먼저 였는데 왜 비혼을 선택했냐고 물으면 '이렇게 태어났어요.' 밖에 할 말이 뭐가 더 있을까.
어른들은 더 나이를 먹으면, 친구들이 결혼을 하면, 조카가 생기면 이라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지만 재밌게도 나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이제 비혼이라기 보다는 결혼 안 한 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 삶이 완벽한 비혼 그 자체 아닌가 할 수 있는데,
나는 삶이 내 계획대로 될 거라는 것에 몰빵하는 베짱은 가지지 못해 말이 입을 벗어나는 것에 신중을 기하려 한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조금만 둘러보면 계획이나 바람대로 살지 않는 경우가 반대의 경우보다 월등히 앞선다. 당연하지 않은가. 원하는 대학교, 회사도 가기 힘든데 인생이 바라던 대로만 흘러갈리는 만무하다. 소위 '입방정' 떠는 캐릭터가 되고 싶진 않은 것이다. 그리고 나의 진심이 그저 떠벌려지는 콘텐츠가 되지 않길 바란다.
"나 비혼이었는데, 그걸 넘어서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게 됐어." 도 하고 싶지 않고
"나 비혼이었는데, 아무래도 결혼이 이득같아서 해볼까해." 도 하고 싶지 않고
"나 비혼인었는데, 혼자 살기 심심해서 결혼하려고."도 하고 싶지 않다.
물론 그 외 유사한 의도를 담은 다른 말들도 입에 올리고 싶지 않다.
비혼도 결혼도 모두 평가절하 하는 저런 말 따위가 결혼 하지 않은 나와 결혼 한 친구, 결혼 하고 싶은 친구 외 기타 등등에 대해 뭘 알겠는가. 아무것도 모르지.
그러니 비혼이지만 비혼이라는 말이 어렵다.
내가 정말 그 삶의 방식을 추구했는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래서다, 비혼에 관한 인터뷰 제의에 쉽사리 응할 수 없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