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교육의 주목적
성공만 하면 육아의 질이 확 올라간다는 수면 교육. 정말 성공하고 나니 아이의 졸린 신호만 파악하고 바로 눕히면 잠에 드는 건 아이가 스스로 하기 때문에 육아가 정말 쉬운 일이 되더라고요. 현재 수면 교육을 하고 계시거나 앞으로 할 예정이신 맘님들께 부디 조금이나마 육아가 쉬워지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제가 실제 수면 교육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부분 그리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최대한 세세하게 다 말씀드려 보려 해요. 좀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이렇게 나눠서 하나하나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수면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해야 할 것으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엄마와 아빠가 우리가 왜 수면 교육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수면 교육은 어떤 것인지 미리 제대로 공부하고 또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한 마음으로 시작하셔야 한다는 거예요. 분명 수면 교육 전에 마음을 강하게 먹으셨다 해도 내 아이의 강성 울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 마음이 많이 흔들리실 거예요. 엄마 아빠 둘 중 한 명이라도 흔들린다면 모든 계획과 다짐이 한순간에 숲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수면 교육을 시작하기로 확실히 마음먹으셨다면 시작 전에 꼭 서로의 충분한 동의를 구하고 함께 마음을 좀 더 굳게 먹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저희 같은 경우 밤잠보다 더 교육하기 어렵다는 낮잠 문제로 수면 교육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어요. 조리원에서부터 저희 아이는 먹으면서 잠에 드는 확실한 먹-잠 패턴이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냥 순한 기질의 아이니까 "아고~ 잘 먹고 잘 자면 좋은 거지~"라고만 생각하며 아무 생각 없이 늘 품에서 재우곤 했죠. 그러나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갔고 금방 낮잠, 밤잠이라는 것도 생겼는데 낮에도 밤에도 품에서 내려놓기만 하면 바로 눈을 번쩍 뜨며 울어댔고 계속 안고 있어도 보고 흔들흔들도 해보고 쪽쪽이를 물려 바로 침대에 눕혀보기도 했지만 잠에 들기까지 본인이 더 힘들어하고 어떻게 잠에 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거 같더라고요. 앞으로를 보면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수면 교육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영상도 많이 보고 글도 정말 열심히 찾아서 읽고. 그때 알게 됐죠. 아가들이 등을 대고 스스로 자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교육'을 해야 한다는 걸요. 그렇게 제대로 공부하고 확신을 가진 뒤 저는 남편의 동의하에 남편은 저의 동의하에 수면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수면 교육 1일 차. 너무 허무하게도 수면 교육을 시작한 지 5분 만에 제가 다짐한 모든 것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분명 미리 공부도 많이 했고 마음도 정말 굳게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마주하게 된 아이의 강성 울음은 생각보다도 더 듣기가 힘든 거더라고요. 평소에는 울음이 거의 없는 아이라 괜히 내가 수면 교육을 한다 해서.. 나 때문에 엄한 애 스트레스만 받게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더 밀려와 정말 괴로웠던 거 같아요. 그렇게 첫날은 아이가 울기 시작한 지 5분 만에 결국 참지 못하고 달래주러 방에 들어갔다가 같이 부둥켜안고 울며 쓴 실패를 맛봤죠.
남편은 늘 밤늦게 퇴근했기에 이 수면 교육을 저 혼자 진행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그 울음소리를 혼자 감당해 내는 게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마음이 약하신 분들은 꼭 배우자와 함께 견디시길 당부드려요.) 너덜너덜해진 정신으로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오빠.. 이건 아닌 거 같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일까? 라온이는 분명 저 컴컴한 어둠이 무서워서.. 혼자 자는 게 무서워서.. 엄마가 곁에 없는 게 힘들어서..... 하.. 그냥 내가 평생 안고 잘래 ㅜㅜㅜㅜ " 온갖 이유를 갖다 대며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었죠.
그러나 극 T(완전 이성적)인 남편은.. 제가 그렇게 나약해질 때면 계속해서 이 수면교육의 주목적에 대해 인지시켜주었어요. “라온이가 언제까지나 우리 품에서 잘 수는 없어. 라온이도 스스로 등 대고 자는 법을 배우는 게 훨씬 좋을 거야. 좋은 습관을 스스로 잘 익힐 수 있도록 우리가 응원하면서 잘 기다려줘 보자.”
그래! 알아!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고!! 물론 알고 있었죠.. 그리고 아이가 혼란스러워 지지 않도록 제가 확신과 일관성을 가지고 잘 해내야 한다는 것도요. 실제로 수면교육 중 아이의 울음을 즉각적으로 달래주거나 너무 오래 위로를 하게 되면 오히려 아이가 혼란을 겪게 되어 불안도가 올라가 애착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었어요. 저는 어떻게든 다시 제 마음을 다 잡아야 했기에 그때부터 열심히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 내가 낮 동안 얼마나 사랑을 많이 주고 얼마나 많이 놀아주는데! 밤 정도는 라온이도 혼자 잘 수 있어야 해! 우는 건 엄마를 찾는 게 아니라 그저 잠투정일 뿐이야. 잠투정일 뿐이라고..!"라고 말이죠.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질 때면 눈을 감고 이 말을 수도 없이 대뇌였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텨 결국 완주를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수면 교육 초기에는 아가들이 정말 많이 울 거예요. 1시간 넘게 우는 아가들도 많죠. 하지만 말 그대로 ‘수면 교육‘의 주목적은 아가들이 좋은 습관을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부모인 우리가 인내를 갖고 천천히 알려주는 것이니 울님들도 그 강성 울음에 너무 겁먹지 마셨으면 해요. 정 마음이 너무 안 좋고 죄책감도 든다 하시면 안정된 애착을 위해서 밤에 너무 울리지 않으려 노력할 게 아니라 낮 동안 충분히 더 많이 사랑해 주고 놀아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제가 수면 교육을 해보니 부모의 인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낮동안 내 아이와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냈고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었냐는 거더라고요. 수면 교육을 시작하고 저희 아이도 물론 한동안은 많이 울고 그렇게 울다 지쳐 쓰러져 잠에 들곤 했지만 저와 낮동안 교감을 더 많이 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어느 순간부터는 크게 울다가도 제가 수면 위로를 하러 들어가 "괜찮아 라온아~ 잘자."라고 목소리를 들려주면 마치 엄마 목소리라는 걸 아는 듯 금방 진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스스로 편안하게 잠에 들더라고요. 그럴 때면 엄마인 저를 정말 의지하고 신뢰해 주는 것 같아 많이 고맙고 뿌듯한 마음이 들어 더 행복한 시간을 많이 많이 보내야겠다 싶었습니다.
자는 동안에는 아이들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요. 그러니 깨어있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 해 놀아주고 최선을 다 해 사랑해 주자고요. 오늘은 수면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잘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제 경험담을 조금 담아 수면의 교육의 주목적에 대해 말씀드려 봤어요.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남은 시간 평안한 하루 마무리 하셨으면 좋겠습니다.